66년만에 문을 닫은 충무로 상징 대한극장 [사진, 연합] |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이건 쇼크다”
“이러다 다 죽는다” (영화관 관계자)
한국 영화 성지 충무로, ‘마지막 보루’도 무너졌다. 서울 충무로를 대표하는 극장이었던 ‘대한극장’이 66년 간의 운영을 끝내고 결국 폐업한다. 계속되는 적자로 더이상 버티기가 힘들게 됐기 때문이다.
대한극장 폐업을 시작으로 영화관들의 줄이은 도산 우려가 퍼지고 있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영화관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대한극장 운영사인 세기상사는 전자 공시를 통해 대한극장을 오는 9월 30일 종료한다고 밝혔다.
대한극장은 1958년 국내 최대 극장으로 개관했다. 벤허(1959), 사운드 오브 뮤직 (1969) 등 명작을 상영하면서 충무로 간판 극장으로 자리 잡았다.
2002년에는 멀티플렉스 극장의 유행에 맞춰 250억 원을 투입해 11개 상영관을 갖춘 영화관으로 재개관했다. 하지만 영화 상영 사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지속적인 적자를 냈고 결국 문을 닫게 됐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영화관 CJ CGV [사진, CJ CGV] |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보유하고 있는 CJ CGV도 위기다. 지난해 큰 폭의 적자로 문을 닫을 위기에 몰리자 1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선 바 있다.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CJ CGV는 희망퇴직, 무급 휴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였다. 파묘, 범죄도시4 등 최근 대박 영화들이 나오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위기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영화관이 위기에 몰린 것은 결국 영화 관람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불과 몇년 사이 관객이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코로나가 끝난 이후에도 관람객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영화관 대신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이 보편화된 데다 영화 티켓 값이 너무 비싸진 것도 주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 이전 8000원에서 1만원 수준이던 티켓 가격도 1만 5000원까지 올랐다. 영화관 한번 가면 영화표 및 간식 비용을 합쳐 1인당 평균 3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럴바에는 집에서 넷플릭스를 마음껏 보는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국내 OTT 앱 설치자 수는 3000만명을 넘어섰다. 영화관을 대신할 주요 미디어로 부상한 셈이다. 관람객들이 갈수록 줄고 있는 영화관과는 달리 넷플릭스 이용자는 매년 수백만명씩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화제작 인력이 요즘 사람들이 많이 보는 OTT용 영상 제작에 참여 하면서 OTT 콘텐츠의 경쟁력은 강화되고 있지만, 영화관 개봉 영화들의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파묘, 범죄도시4 등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개봉 영화들이 흥행에 실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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