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공직선거법 시행…어기면 형사처벌
경찰 “엄정 수사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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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오는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딥페이크’ 영상 선거운동이 국내에선 전면 금지됐다. 전세계적으로 딥페이크 악용 사례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향후 선거에 미칠 중대한 파장을 고려해 처벌 규정을 도입한 것이다. 경찰은 딥페이크 영상 활용 등 개정 공직선거법상 선거범죄에 대한 단속, 수사 체계를 강화하고 나섰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윤희근 경찰청장 주재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진행된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는 AI 딥페이크 영상 선거운동 엄정 대응 방침이 공유됐다. 이날 회의에는 윤 경찰청장과 김수환 신임 차장,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 및 시·도청장 등이 참석했다.
딥페이크 영상을 활용한 선거운동은 작년 말 국회를 통과한 개정 공직선거법에 따라 지난달 29일부터 전면 금지됐다. 선거기간 중 본인의 당선이나 상대 후보의 낙선을 위해 AI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에는 ‘누구든지 선거일 전 9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운동을 위해 인공지능 기술 등을 이용해 만든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의 음향, 이미지 또는 영상 등을 제작·편집·유포·상영 또는 게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됐다. 이를 어기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선거일로부터 90일 전이 아닌 때에는, 해당 영상이 인공지능 기술 등을 이용해 만든 가상의 정보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이 사실을 표기해야 한다. 선거관리위원회도 최근 60여명 규모의 특별 전담반을 꾸리는 등 본격적인 예방 및 단속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날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는 딥페이크 영상 금지와 같이 변경된 공직선거법 관련 사항을 점검하고, 엄정 대응 기조가 강조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관련 신고 등이 접수되면 정확히 개정 법 사항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를 공유했고, 수사 또한 엄정하게 진행할 것”이라면서 “90일 전부터 딥페이크 영상 활용 선거운동 자체가 금지되는 것과 별도로, 그 내용의 허위 여부에 대한 판단도 따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회의에서는 최근 잇따른 정치인 피습 사건과 관련, 주요 인사에 대한 신변보호 운영 방안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다. 윤 청장은 ‘주요 인사 신변보호 TF’를 통한 정당과 경찰 간 위험상황 정보 공유 체계 운영 등을 주문했다.
경찰은 현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등 두개 정당 당대표를 대상으로 한 10여명 규모의 ‘근접 신변보호팀’을 운영하고 있다. 또 외부에 공개된 정당 행사에 대해서는 전국 36개 기동대를 ‘전담보호부대’로 지정하고 관할 경찰서 형사 등으로 구성된 ‘자체 신변보호팀’을 배치해 근접 안전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테러 예고글에 대한 엄정 수사 방침도 밝혔다. 현재 경찰청이 들여다보고 있는 주요인사 대상 흉악범죄 예고글은 총 6건으로, 이 중 4명이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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