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가격 급등에 수요 감소 영향
금리 안정화 전세대출 부담 줄어
전세사기와 역전세 우려 등으로 치솟던 월세 비중이 지난달 크게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 금리가 안정화되며 전세대출 부담이 줄어든 반면 월세 가격은 크게 올라 월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1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확정일자를 받은 전국 주거시설(아파트·연립다세대·단독주택 등) 21만2997건 중 월세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건수는 11만5291건으로 전체의 54.1%를 차지했다. 이는 전달인 5월의 58.1% 보다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확정일자는 임대차 계약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을 뜻한다. 전입신고를 마치고 확정일자를 부여받으면 후순위 권리자보다 보증금을 우선해 돌려받을 권리가 생긴다.
통계에 따르면 서울 역시 월세 비중이 줄었다. 지난달 서울에서는 주거시설 6만 5438건 중 3만 6196건(55.3%)이 월세를 차지했다. 전달인 59.4% 보다 4% 줄어든 것이다.
월세 수요가 늘어나다 이처럼 주춤해진 데는 최근 전세대출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는 흐름 속에서 월세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빌라보다는 아파트에서 전세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주택 평균 월세보증금은 지난 5월 기준 1억4695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주택 평균 월세가격은 105만6000원이었다. 통계청이 올해 2월 발표한 2021년 임금근로자 평균소득 333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월급의 3분의 1을 월세로 내는 셈이다.
특히 아파트 월세 부담이 다른 주택보다 상대적으로 더 컸다. 지난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보증금은 1억9788만9000원으로 연립다세대(5724만6000원)·단독주택(1억5455만4000원)보다 각각 1억4064만3000원·4333만5000원 높았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24만원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월세 전환율보다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결국 아파트 시장에서 전세수요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라며 “전세사기에 대한 트라우마로 빌라의 월세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아파트는 전세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주택시장을 나눠서 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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