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베이비스텝에 무게중심
세계 금융시장에 큰 충격파를 일으킬 것으로 우려됐던 세계적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위기가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 UBS의 인수로 급한 불을 껐다. 스위스 정부가 1000억달러의 유동성 지원을 제공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의 ‘블랙먼데이’ 사태를 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지난주 상승마감했으나 주말 뉴욕증시 하락세에 불안감이 엄습했던 국내증시도 우려가 완화되는 모양새다.
20일 오전 9시 28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62포인트(0.32%) 오른 2403.31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3.82포인트(0.16%) 내린 2391.87에 개장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93포인트(0.49%) 하락한 801.32다.
이날 원/달러 환율도 은행권 위기 관련 우려가 진정되면서 하락 출발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18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0원 하락한 1301.20원이다. 환율은 0.2원 내린 1302.0원에 개장한 뒤 1300원대 초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와 스위스 국립은행은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스위스 연방 정부와 금융감독청(FINMA), 스위스 국립은행(SNB)의 지원 덕분에 UBS가 오늘 CS 인수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인수 총액은 32억3000만 달러로, CS의 모든 주주는 22.48주당 UBS 1주를 받게 된다.
CS가 무너질 경우 실리콘밸리 기술기업을 중심으로 한 틈새시장에서 영업해온 SVB 등 중소은행의 파산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파가 클 것으로 우려됐다. 이에 따라 미국 금융 당국도 이번 인수 협상 타결을 위해 스위스 당국과 협력했다.
CS 인수에 안도한 국내증시는 오는 24일 발표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탐색전을 지속할 전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연방준비제도)이 물가와 금융안정을 놓고 어떤 선택을 할지 불확실성이 높다”며 “금리 결정에 대한 시장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직후 동결 가능성이 거론되다 사태가 다소 진정되자 0.25% 인상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진 상태다.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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