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지 “업무에 싫증난 이들의 마음 울릴 것”
미국에서 한 대학에서 진행된 일자리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원서를 쓰고 있는 모습. 최근 미 포춘지에 따르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직장에 대한 분노의 ‘에너지’를 구직활동에 쏟는 이른바 ‘분노의 구직’이 새로운 근무 문화로 부상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직장에 화가 난다면 ‘분노의 구직’을 할 때다”
필요한 최소한의 일만하며 심리적으로 직장과 분리하는 이른바 ‘조용한 퇴사’(quiet-quitting)가 진화하고 있다. 조용한 퇴사는 ‘진짜’ 퇴사가 아니었지만, 이제는 진짜다.
최근 미국 포춘지에 따르면 MZ세대들 사이에서 ‘분노의 구직(rage-applying)’이 새로운 문화로 부상하고 있다. 포춘지는 분노의 구직에 대해 “본질적으로 현재의 직업이 싫증났을 때 여러 개의 다른 회사에 지원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분명 업무에 피로감을 느끼거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이들의 마음을 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노의 구직이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레즈위즈라는 이름의 한 틱토커가 십여개의 회사에 지원서를 내고, 급여가 높은 ‘더 좋은’ 직장에 이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틱톡에 남기면서다.
소셜미디어 마케팅 관련 일을 하는 캐나다인이자 밀레니얼 세대라고 소개한 그는 자신의 영상에서 “나는 직장에 화가 나 15개 정도의 회사에 지원했고 급여를 2만5000달러(약 3182만원)나 올려주는 직장을 얻었다”면서 “그곳은 일하기 아주 좋은 회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영상은 당신이 계속해서 분노의 구직을 해야한다는 신호”라면서 “계속 화를 내라, 그러면 당신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 |
또한 레즈위즈는 이 영상과 함께 게시한 글에서 “미칠 것 같으면 계속 분노의 구직을 해라”하면서 “그 분노의 에너지는 여러분이 갇혀있는 일자리보다 더 넓은 곳으로 여러분을 밀어올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레즈위즈의 영상은 200만뷰 이상을 기록하며 많은 공감을 받았다. 아나(Ana)라는 이름의 한 틱톡 사용자는 “분노로 구직을 하고, 분노로 협상해 새로운 직업을 찾았다”면서 “그랬더니 월급이 두 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헤더란 이름의 또 다른 사용자는 “나는 동료를 힘들게하는 대신 많은 직장에 지원했다”면서 “연봉이 3만달러(약 3819만원)가 올랐다. 당신들도 해 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에서는 노동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근로자들의 근속기간이 짧아지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데이브 카하트 래티스 인사담당 부사장은 “이렇게 활발한 (노동) 시장에서 신입 사원들은 자신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 일을 하며 오래 버틸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고 말했다.
나이가 젊을수록 이직을 위한 구직 활동이 활발한 경향을 보였다. 뮤즈(Muse)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의 각 23%, 33%가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밝힌 반면, 34세 이하의 젊은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5명 중 3명이 새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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