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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3’ 시리즈가 출시된 당시 중국의 한 쇼핑몰에 아이폰을 사러 온 소비자들이 줄을 서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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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3’ 시리즈가 출시된 2021년 9월, 중국의 한 쇼핑몰은 이를 구매하러온 소비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유튜브] |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애플, 중국만 편애한다?”
애플은 매년 새해가 되면 중국 시장에서만 한정판 상품을 선보인다. 지난해 1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음력설)를 앞두고 ‘소의 해’를 기념하는 한정판 ‘에어팟 프로’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에도 ‘토끼의 해’를 맞아 유사한 제품을 내놨다. 에어팟 충전 케이스 앞면엔 애플이 디자인한 토끼 그림이 각인으로 새겨졌고, 상자에도 빨간색 토끼 그림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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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올해 ‘토끼의 해’를 맞아 중국 시장에서 출시한 한정판 ‘에어팟 프로’ [GSM아레나] |
한정판 에어팟 프로는 붉은색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중국·대만·홍콩 등 중화권 시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일반 모델과 동일하다. 애플은 새해를 맞아 자사 제품을 구매하는 중국 고객에게 최대 1000만위안(약 18만원)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일부 누리꾼들은 중국 시장에만 전략적 행보를 이어가는 애플을 두고 “한국도 십이지신(十二支神) 사용하는데 왜 출시를 안 해주냐” “한국만 차별하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애플의 ‘중국 사랑’은 남다르다. 애플은 2018년부터 아이폰으로 춘제를 주제로 한 단편영화를 제작했다. 작년 초에도 공식 유튜브 채널에 ‘중국 설’(Chinese New Year)이라는 제목의 단편영화를 올렸다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음력 설은 중국의 고유 명절이 아닌 한국·베트남·몽골 등 아시아 문화권의 명절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중국인들의 취향을 고려해 처음으로 금색 아이폰을 출시하는 등 수년 간 중국 시장 공략에 여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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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DB] |
애플은 매년 신제품을 가장 먼저 출시하는 ‘1차 출시국’으로 중국을 선정한다. 지난해에는 중국에서만 이례적으로 아이폰14의 가격을 동결했다. ‘강달러’의 영향으로 대다수 출시국에서 아이폰14 출고가를 10% 이상 인상했지만 중국만은 예외였다. 반면 한국은 항상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됐다. 작년엔 아예 2차 출시국에서 밀려나 3차 출시국으로 머무르는 홀대를 당했다. 아이폰14의 가격도 모델에 따라 최대 17% 인상됐다.
애플의 한결같은 ‘중국 편애’에도 이유가 있다. 애플은 지난해 말 중국 현지 업체들을 제치고 사상 최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25%로 집계됐다. 중국 소비자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4대 중 1대는 아이폰인 셈이다. 아이폰 판매량은 전월 대비 21%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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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123rf] |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아이폰으로 조사됐다. 아이폰14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아이폰14 프로맥스가 1위, 아이폰14 프로가 2위를 차지했다. 비보와 아너,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그 뒤를 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봉쇄 조치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 매출이 15% 감소한 상황에서 기록한 이례적인 성과다.
한편 애플은 한국에서 높은 법인세율을 고려해 이익을 줄이는 방법으로 세금을 회피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이 작년 초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2021년 한국에서 매출의 0.9%를 법인세로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매출 대비 평균 법인세 비중인 4%와 대조적이다. 매출 대비 법인세 비중으로 따졌을 때, 애플코리아는 애플 전세계 평균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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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4 시리즈 [애플 제공] |
애플코리아의 2021년 영업이익률도 1.6%에 그쳐 애플 전세계 평균인 29.8%의 18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애플이 한국에서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애플코리아의 매출원가를 높이고 이익이 적게 나도록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양 의원은 “애플코리아가 매출원가를 과도하게 높게 잡아 영업이익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dod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