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시절인 2월23일 전라남도 신안군 하의도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윤석열 대교’(가칭) 건설이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단체장이 재임하고 있지만 정부를 상대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 당적에 연연하지 않고 실용주의를 추구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보여진다.
4일 신안군에 따르면 군은 신안군 장산도와 신의·하의도를 잇는 국도2호선 2.2㎞ 구간 연륙연도교 설치 사업 예산을 예타 면제 사업으로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에 필요한 공사비는 약 28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신안군은 14개 읍·면의 크고 작은 섬으로 구성된 도서지역으로 압해·자은·암태·팔금·안좌·장산도 등 권역은 육지와 연결되는 연륙연도교가 설치됐거나 설치될 예정인 사실상 내륙으로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신의·장산도는 뱃길로만 왕래할 수 있다. 신안군은 연륙연도교 설치 사업이 예타 면제 대상에 포함돼 조기 착공이 성사된다면 다리 이름을 '윤석열 다리'로 명명하는 방안까지 추진하려고 한다. 현직 신안군 단체장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박우량 군수다.
박 군수는 최근 김대중 정부 당시 고위직을 지낸 여권 인사와의 면담에서 이같은 얘기를 나눴다. 특히 김 전 대통령 탄생 100년을 맞는 2024년을 앞두고 동서화합의 상징적 필요성이 있는 사업을 논의하던 중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신안군이 연륙연도교를 설치하려는 신의·하의도를 방문했다. 보수 불모지인 호남 민심 공략을 위해서였다. 신안군은 윤 대통령이 방문했을 당시 역대 대통령 생가 중 김 전 대통령 생가만 차량으로 이동이 불가능하고 뱃길을 이용해야 하는 지역임을 강조하면서 연륙연도교 설치 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전했다고 한다.
신안군은 이 다리가 완공되면 신안에서 부산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는 도로 구간이 완성되기 때문에 김 전 대통령이 역설했던 '국민 대통합'을 상징할 수 있는 최적의 사업이란 입장이다.
다만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은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되기 때문에 최종 명칭은 지명위원회 등 향후 절차를 거쳐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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