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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금금리 0.89% VS 기준금리 1%
대출 금리보다 시장반영 더뎌
은행들 예대마진 폭만 더 키워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에 돌입한 이후 대출금리는 무섭게 치솟고 있는 반면 예적금 금리는 거북이 걸음이다. 한은이 내달 기준금리를 현 0.75%에서 1.00%로 올릴 것이 확실시 되지만 예금금리는 여전히 1%를 밑돌고 있다.

25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4대은행(KB·신한·하나·우리)이 정기예금 상품 금리 현황(20일 게시기준, 기본금리)을 보면 11개 1년짜리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0.84%다. 이마저도 이자소득세(14%)를 적용하면 실제 이자율은 0.7%대로 떨어진다. 금리가 1%를 넘는 상품도 1개(신한 미래설계 크레바스 연금예금, 1.15%)밖에 없다. 2년만기 5개 예금의 평균금리은 0.99%로 이 역시도 1%를 넘지 않고, 3년짜리는 평균 이자율(5개 상품·1.07%)이 1%를 턱걸이한다. 6개월 만기 5개 상품은 평균 0.69%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8월 현재 순수저축성예금 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1.00%로 지난 5월 이후 15개월 만에 1%선을 회복했다. 그럼에도 0%대 예금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1%로 여전히 높다.

대출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모두 은행채 등 시장 금리의 변화에 연동된다.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면 시장금리는 이를 선반영한다. 반면 예금금리는 기준금리에 은행의 자금 보유 현황, 마케팅 전략 등 경영정책, 금융시장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감안돼 결정된다. 대출은 잔액기준으로도 만기 전 금리가 변동되는 구조지만, 예금은 만기 전엔 금리가 조정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1년이나 2년 등 설정 기간이 만료돼야 신규 계약이나 계약 갱신으로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되는 시차가 발생한다.

풍부한 유동성 환경 속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이 크게 늘어나고, 가계대출 규제로 자금을 빠르게 조달하지 않아도 되는 은행들로선 수신금리를 높게 책정할 유인이 높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예금금리 정체 속 대출금리 상승은 은행들의 예대마진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올 3분기 순이자이익(1962억원)은 전기대비 3.9% 증가했고, 하나은행(1422억원) 역시 같은 기간 2.9% 상승했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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