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감사편지 적어 영상 제작
교사들 “등교하면 제대로 놀자”
스승의 날일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보라매초등학교 6학년 1반 박민영 선생님이 텅빈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하며 손으로 하트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전국 초중고가 온라인 수업을 실시 중인 가운데 스승의 날(5월15일)을 맞은 학생들은 영상 편지, 손편지 사진 전송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15일 오전 9시 경기 평택에 있는 한 고교의 학급 조회 시간. 학생들이 스승의 날을 맞아 감사 영상 편지를 구글 온라인 수업 플랫폼에 띄우자 담임 교사는 “고마워, 얘들아! ‘오프라인 개학’ 하고 얼굴 다 보면 제대로 놀자”며 환하게 웃었다. 학생들은 다 같이 마이크에 대고 “선생님, 사랑해요”라고 외치며 조회 시간을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해당 학교 학생들은 스승의 날을 맞아 학급별 감사 영상을 제작해 선생님에게 전했다. 영상 속 학생들은 종이에 선생님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들을 손수 적어 릴레이식으로 보여 주기도 했다. 또 학급 학생 28명 모두 한 화상 화면 안에 등장해 “스승의 날 축하드려요. 빨리 보고 싶어요”라는 문구를 전달했다.
이 학교 2학년 김모(17) 군은 “예전에는 반 친구들끼리 롤링 페이퍼를 작성하거나 케이크를 준비해 선생님께 전달하는 파티를 열었는데 이번에는 학생회 차원에서 영상 편지를 준비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때문에 직접 뵙지는 못하지만 스승의 날에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선생님께 직접 카네이션이나 편지를 전달하지는 못하지만 손수 쓴 편지를 메신저로 전달하는 학생도 있었다. 서울 공진초 3학년 조모(9) 군도 “2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 감사 편지를 썼는데 사진을 찍어 메신저로 오늘 보내드리겠다. 스승의 날을 맞아 편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로 교사와 대면 교류가 없어 스승의 날을 챙기기 부담스럽다는 학생도 있었다. 서울 강서구의 한 고등학교 3학년 안모(18) 양은 “교과서 가지러 갈 때 빼고 담임 선생님을 뵌 적이 없는데 예전처럼 스승의 날을 챙기기에도 멋적다”고 했다.
교사들도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계속돼 사제 간 정을 쌓을 수 없어 스승의 날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경기 안양의 한 고교에서 담임 교사를 맡고 있는 이모(26) 씨는 “지난해 담임 반 아이들이 작은 파티를 열어 같이 과자로 만든 케이크도 나눠 먹고 했는데 올해는 스승의 날인지도 모를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중학교의 수학 교사 안모(28) 씨도 “온라인 수업 때문에 스승의 날 분위기를 낼 수도 없다”면서도 “대신 스승의 날은 선생님들이 되돌아봐야 하는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스승의 날을 맞아 온라인 강의 플랫폼인 e클래스에서 등교 개학을 하게 되면 어떤 선생님을 만나고 싶은지 물어 볼 것”이라며 “조회 공지에 아이들에게 댓글로 짧게 생각을 써 보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