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日 비난하지만…실상은 美 향한 ‘압박’이란 분석도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하에 초대형 방사포 연발시험사격을 진행했다고 지난 2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 |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북한이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를 탄도미사일이라고 착각한 것을 두고 북한이 강도 높은 비난을 하며 “조만간 진짜 미사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 외무성 일본 담당 부국장은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아베는 진짜 탄도미사일이 무엇인가를 오래지 않아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서 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국장은 “그때 가서는 방사포탄과 탄도미사일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 잘 대비해보고 알아둘 것을 권고한다”며 “조미협상(북미협상)이 교착상태에 있는 지금의 시점에서 그 무엇이든 ‘북 위협’이라고 괴성을 지르면 미국이 좋아할 것이라고 타산한 것 같은데 정치 난쟁이의 머리는 참새골 수준에서 벗어나기 힘든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난쟁이(아베)와 괜히 상종하다가는 망신살만 무지개살 뻗치듯 할 것이므로 애당초 영원히 마주 서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이 날로 굳어져 가는 우리의 생각”이라며 아베 총리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간 북한은 “아베는 정말로 구석구석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는 완벽한 바보이고 둘도 없을 희대의 정치 난쟁이다. 평양은 아베라는 물건을 이렇게 품평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북한이 지난 28일 함경남도 연포에서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데 대해 “북한의 거듭되는 ‘탄도미사일 발사’는 일본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심각한 도전”이라며 방사포를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북한이 발사체를 초대형 방사포로 규정하면서 북한은 일본에 대한 비난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이 같은 북한의 발언이 미국을 향한 것이란 분석이 더 우세하다. 그간 방사포 시험 때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을 겨냥한 게 아닌 저강도 도발”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해왔는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연말’이라는 협상 시한이 다가오며 북한이 미국을 향해 압박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연말 시한까지 미국이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기조 유지를 강조하고 있어 연말까지 실무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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