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한국GM 대책 TF위원장은 20일 국회에서 한국GM 노조와 만났다. 노조 관계자는 자리에서 “노동자에게 희생이 필요하다면 양보할 수 있다”며 “강성, 귀족노조라고 욕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한국GM 노조 지도부가 20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한국GM 대책 TF 위원장 등 위원들을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
보수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한국GM 문제를 노동생산성 문제로 규정해 비판했다. 노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반면, 노조 관계자는 “(GM 문제는) 구조적인 결함이다”며 “한국지부에서 개발한 차종 라이선스도 모두 미국 본사가 가져간다. 외투자본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 위원장은 “미국 본사와 한국GM 사이 불평등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이것이 대전제이기 때문에 본사가 의지를 보여서 어떻게 한국GM의 생산물량을 확보하고 관련 투자를 할지 계획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GM의 의지가 확인된다면) 정부가 얼마든지 기준 내에서 최대한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 TF의 생각이다”며 “노동조합이 양보 의지를 밝혀줘 고맙다. 지역경제를 위해서라도 한국GM 존속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이 말한 양보는 ‘임금’이다. 현실적으로 이달 말까지 정부나 산업은행의 지원 여부가 결정되기 어려운 만큼 일단 의미 있는 비용절감 방안이라도 타결되면 한국 공장에 대한 신차 배정 가능성은 커질 수 있다.
댄 암만 GM 회장은 앞서 “군산 외 나머지 영업장(부평1ㆍ2, 창원 공장)의 미래는 한국 정부, 노조와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수주 내 결정할 것”이라며 “한국 노조가 노동 비용 절감에 동의해줄지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GM 지도부는 ‘한국 정부의 자금ㆍ인센티브 지원(정부지원)’에 대한 확답을 ‘2월 말’까지 듣기 원하는 상황이라, 노조의 양보선언이 어느 정도 합의점을 도출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 암만 회장은 부평과 창원 공장으로 수주 여부를 한정해 군산공장은 회생의 여지가 적다.
홍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TF의원단은 협의점을 찾고자 이날 국회에서 노조와 만난 데 이어 GM 지도부와도 면담했다. 암만 회장을 비롯해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 International) 사장도 참석했다. 호남지역 민심을 중요시하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의원들도 함께했다.
홍 위원장은 “현재까지 구두로만 (정부지원) 요구를 한 것”이라며 “오늘 구체적으로 합의점 등 내용을 들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TF는 21일 정부와도 회동을 할 예정이다.
홍태화 기자/th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