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당뇨환자는 5%만 발병
당뇨병으로 인한 대표 합병증인 당뇨발과 당뇨망막병증을 함께 앓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당뇨발 환자의 90%가 또 다른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을 동반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당뇨발은 당뇨병으로 인해 다리로 가는 혈관이 좁아지면서 막혀 유발되는 합병증으로, 당뇨병성 족부 병증 또는 당뇨족이라고도 불린다. 당뇨망막병증 역시 말초순환 장애로 망막에 장애가 생겨 시력 감소가 발생하는 당뇨로 인한 합병증이다.
당뇨발은 당뇨병을 가진 사람의 발에 생기는 모든 문제를 일컫는다. 대표적인 문제가 바로 발의 피부가 헐어서 생기는 발 궤양이다. 실제로 당뇨병을 가진 환자의 약 15%가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발 궤양을 앓고, 그 중 1~3%는 다리 일부를 절단까지 해야 하는 아주 심각한 합병증이다. 당뇨망막병증에 걸리면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황반부(망막의 중심에 있는 시력의 중심부로서 대부분의 시세포가 밀집돼 시력에 가장 중요한 부분)의 침범이 일어나면서 시력 저하가 나타나게 된다.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의 우세준 안과 교수, 이경민 정형외과 교수, 최성희 내분비내과 교수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당뇨발로 병원을 찾은 100명 환자를 연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연구팀이 당뇨발 환자의 망막을 정밀 검진한 결과 90명에게서 당뇨망막병증이 관찰됐고, 이 중 55명에게서는 자칫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나타났다.
당뇨망막병증은 크게 비증식성과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나뉜다. 비증식성은 아직 신생 혈관이 생기지 않아 증상이 덜 심한 경우다. 증식성은 당뇨망막병증이 지속돼 혈관내피세포의 증식이 일어나 신생 혈관을 만들고, 이에 따라 유리체ㆍ망막 앞 출혈이 생겨 시력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더욱 커진 상태를 일컫는다.
또 일반 당뇨병 환자의 경우 5%만 당뇨망막병증이 관찰된 반면 당뇨발 환자는 90%에서 당뇨망막병증을 동반해 당뇨발과 당뇨망막병증 간 연관성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당뇨족 환자 중 신장 기능이 감소할수록 당뇨망막병증 발생 확률은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우 교수는 “당뇨족과 당뇨망막병증 모두 당뇨의 합병증이기에 막연히 두 질환 간 관련성이 추정돼 왔을 뿐, 구체적인 연구는 진행된 바가 없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당뇨족 환자에서 당뇨망막병증의 발생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단 당뇨병으로 진단되면 정기적인 안저 검사를 통해 당뇨망막병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뇨망막병증은 치료 시기를 놓치기가 쉬운 탓에 치료가 까다로워지는 질환”이라며 “앞으로 이에 대한 치료ㆍ예방 연구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도서관이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근 호에 게재됐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