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KBS보도에 따르면 선조들의 생활상을 알게 해주는 미라가 국내에서 발견 됐지만, 관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비닐에 쌓인채 방치돼 있는 미라 [사진=KBS뉴스 영상] |
2002년 국내에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임신상태’인 미라가 발견됐다.
문정왕후의 후손인 이 미라는 당시 화려한 부장품과 함께 특별 전시회가 열릴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한 대학병원 해부 실습실에서 임시로 보관돼 있으며, 안타깝게도 기증 시신이 넘쳐날 경우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다른 미라들의 사정도 다를 바 없다. 2009년 발견된 여산 송씨 집안의 미라들과 2010년 경기도 오산시에서 발견된 여성 미라 역시 대학병원 부검실 한쪽에 방치돼 있다.
고려대 관계자에 따르면 “옷(의복)은 싹 벗겨서 유물이니까 아주 귀중하게 취급해서 모셔간다. 이런 이유로 미라만 남아있는 것이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이어 또 다른 관계자는 “여기는 부검을 하고 사인을 밝히는 곳이지 시신, 미라를 모시는 곳이 절대 아니다. 이분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아낼 수 있는 역사적 고증을 버리는 거다”며 일침을 가했다.
부검실 귀퉁이 상자에 보관돼 있는 미라들 [사진=KBS뉴스 영상] |
우리나라의 미라 관리 실태는 이집트나 유럽이 미라 박물관이나 전시실을 별도로 마련해 관리해 연구하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된다.
선조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귀중한 자산인만큼, 관계 당국의 신속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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