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레비나스(자크 데리다 지음, 문성원 옮김, 문학과지성사)=자크 데리다가 1995년 세상을 떠난 철학자 레비나스를 애도하며 쓴 글을 엮었다. 데리다는 책에서 ‘아듀’‘환대’‘맞아들임’‘무한’‘응답’ 등의 개념을 중심으로 레비나스의 사상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데리다가 조사로 쓴 ‘아듀’는 ‘신에게로’의 의미로 쓴 것. 즉 신에게 맡긴다는 것은 레비나스의 사상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고 그를 맞아들이는 것이라는 뜻이다. 생전에 레비나스의 철학과 끊임없는 대결을 벌여온 데리다는 특히 레비나스의 윤리적 명제들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레비나스가 타자에 대한 책임을 일깨우는 윤리, 정치 너머의 윤리를 강조했다면, 데리다는 레비나스가 말한 ‘환대’와 ‘맞아들임’의 개념을 통해 이 윤리의 문제가 어떻게 정치와 엮일 수 있는지 문제 삼는다.
▶파이널 인벤션(제임스 배럿 지음, 정지훈 옮김, 동아시아)=인공지능에 대한 미래 전망은 장밋빛과 잿빛으로 갈린다.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이 분야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10여년동안 인터뷰해온 배럿의 화제의 이 책은 그 중 가장 불편하다. 2045년 초인공지능이 실현돼 인류를 멸망으로 이끌 것이란 시나리오다. 저자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비윤리적인 인공지능이 인간이 점유해온 모든 산업기반과 자원을 지배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신체마저도 이용할 수 있는 원자로 여길 수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인공지능이 초인공지능으로 발전하는 건 불가피하다. 저자는 이런 위험 기술개발이 대중과의 소통없이 먼저 완성하겠다는 전문가들의 욕구와 경쟁에 휩쓸려 있음을 지적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