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달리 더민주 전대가 조용한 가장 큰 이유는 우선 ‘책임론’이 없다는 데에 있다. 새누리당은 전대 초기부터 총선 패배 책임론을 두고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비박계를 중심으로 “총선 참패는 친박계에 있다”는 주장이 터져 나왔고, 친박계는 비박계의 옥새파동 등으로 화살을 돌렸다. 전당대회 기간 중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한 국민백서가 발표되는 등 ‘책임론’은 새누리당 전당대회 내내 최대 관심사였다.
더민주는 책임론이 보이질 않는다. 총선 승리가 주된 이유다. 한때 분당까지 겪었던 더민주이지만, 총선 승리 이후 자중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전당대회까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지난 ‘총선’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더민주 전당대회는 내년 ‘대선’에 있다. 3명 후보들 모두 한목소리로 “내가 내년 대선을 이끌 적임자”라 주장한다. ‘누가 잘못했다’가 아닌 ‘누가 더 낫다’의 경쟁 구도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내내 이어졌던 후보 간 단일화도 더민주에선 없다. 새누리당은 ‘김용태→정병국→주호영 후보’로 비박계 후보 단일화가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각 단계마다 단일화 성사 여부, 친박계의 반발 등에 여론이 요동쳤다. 더민주는 예비경선으로 송영길 의원이 탈락한 이후 3명 후보가 전당대회 시작부터 끝까지 완주할 게 유력하다.
더민주 후보들은 각종 현안에서 이견을 찾기 어렵다. 3명 후보 모두 “사드 배치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고, 그밖의 현안에서도 더민주 당론과 이견이 없다. 그러다보니 원외인사인 김상곤 후보는 “평당원이기에 혁신이 가능하다”는 ‘혁신론’, 비주류 이종걸 후보는 “비주류ㆍ주류와의 통합 없인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위기론’, 추미애 후보는 “1등 후보를 흔드는 건 흥행도 공정도 아니다”는 ‘대세론’을 각각 차별화 전략으로 삼았다. 구체적인 공약에서 차별성을 꾀하기보다는 ‘이미지 대결’로 각을 세우는 후보들이다.
그나마 내년 대선 관리와 관련해선 후보별로 각론에서 공약 차가 보인다. 추 후보는 중앙선관위 위탁ㆍ대선경선불복방지위원회 설치 등을 제안했고, 이 후보는 야권 통합의 대통령 라운드를 주장했다. 김 후보는 대선 6개월 전 경선 완료ㆍ국가전략위원회 구성 등을 내걸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