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맨의 시대(마리나 크라코프스키 지음, 이진원 옮김, 더난출판)=예약한 손님이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이른바 ‘노쇼’문제는 음식점을 비롯, 대부분의 자영업이 겪고 있는 골칫거리. 한 해 노쇼로 인한 매출손실이 4조5000억원에 이른다. ‘오픈테이블’은 손님에게 포인트와 이용 제한이라는 당근과 채찍을 통해 이를 해결했다. 손님은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예약가능한 음식점들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고 음식점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노쇼 문제를 줄이는게 가능하다. 인터넷 시대 직거래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연결’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미들맨(중개자)의 활약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더 강력한 모습으로 등장한 미들맨이 더욱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유를 저자는 인터넷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결정적으로 ‘신뢰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일회성의 직거래로는 쌓을 수 없는 신뢰관계를 미들맨은 수많은 거래를 통해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들맨을 배제함으로써 얻는 비용절감효과 보다 활용해 얻는 생산성이 크다는 점도 이들의 역할에 힘을 실어준다. 다양한 미들맨의 이야기는 ‘연결’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미들맨의 성공전략도 담았다.
▶미쓰윤의 알바일지(윤이나 지음, 미래의창)=14년차 알바생의 12만2640시간의 노동에세이. 저자인 ‘미쓰윤’은 14년간 단 한 번도 정규직이 되어본 적이 없다. 1년에 통장잔고가 남아있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이니 어떻게 살아남은 것인지 스스로 의문이 생길 정도다. 한국의 최저시급으로 살아가기 힘든 어느날, 그는 시급 1만6000원, ‘기회의 땅’ 호주로 떠난다. 이름은 그렇싸한 ‘워킹 홀리데이’. 호주의 닭 공장에서 눈물과 땀을 구별할 수 없는 시간을 보내지만 엽서같은 동네 도서관에서 커피를 마시며 그는 “이만하면 됐다”고 행복해한다. 공장노동자. 파트타임 노동자, 과외 선생님, 선글라스 판매원, 꽃 포장, 시상식 보조, 방청객 아르바이트, 뮤직바 서빙 등 서른 개에 가까운 아르바이트를 거쳐 결국 프리랜서 마감 노동자에 이른 생존 기록이 웃프다. 레스토랑 진상 손님, 허벅지에 손을 대는 아저씨 대처법 등 고달픈 알바일지지만 칙칙하지 않다. 성공에는 ’1만시간의 법칙‘이 작동한다는데 그 10배가 넘는 시간을 들였으니 그는 알바로 성공한 인생일까? “한 달에 백만원 만 벌었으면”하고 그는 오늘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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