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벨트’는 부산 북강갑ㆍ을, 사상구, 사하갑ㆍ을, 강서구, 경남 김해갑ㆍ울, 양산시 등 8곳을 가리킨다. 이 곳은 외지 사람 비율이 높고 노동자들이 많은 곳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야권이 3석을 얻어낼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더민주로선 상황이 녹록치 않다. 낙동강벨트까지 무너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돼 있다. 지난 1월 31일과 1일 이틀에 걸쳐 찾은 부산 사상, 사하을, 김해의 민심은 새누리당의 자신감과 더민주의 위기감이 근거가 없지 않음을 말해줬다.
“문재인 사상 불출마 선언은 잘한 겁니더. 정치하면 안됩니더. 좋은 것도, 싫은 것도 발목잡고 무조건 반대만 했다아입니꺼. 당분간 더민주 여기서 총선 치르기 힘들꺼라예.” 사상구 덕포시장에서 만난 구본승(57) 씨의 말이다. 덕포시장 안에서 속옷가게를 하는 이모(51ㆍ여) 씨의 생각도 비슷했다. “아무래도, 지역적인 특색이 있다 아입니꺼. 사상에는 더민주에서 또 하기 힘들지 않을까예?”라고 했다.
야당 지지자들은 “박근혜 정권을 견제해야 한다”면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부산에서 적어도 3~4석 정도 야당 국회의원이 나와야 안되겠습니꺼. 근데요, 문재인이 지역구 관리를 너무 안했습니더. 더민주 이번에 쉽지 않을껍니더.” 덕포시장 상인 장홍업(64) 씨의 말이다.
조경태 의원이 내리 3선을 한 지역구 사하을은 현역 의원에 대한 지지와 새누리당 입당에 따른 반감이 공존했다. 사하 장림시장에서 만난 지경수(67ㆍ여) 씨는 “조 의원은 발로 뛰는 사람 아입니꺼. 1년에 몇 번씩은 시장에 옵니더. 주차장도 고치준다고카고. 한번 더 해야지예. 우리는 원래 당 안봅니더”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지역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조 의원이 너무 오래했다는 의견도, 또 급작스런 당적 변경으로 민심을 잃었다는 목소리도 있다. 장림시장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원혜옥(50ㆍ여) 씨는 “3선까지 했으면 많이 한거 아닙니까. 이제 다른 사람들한테 기회를 좀 주야지예”라고 했다. 특히 이 지역의 호남출신 주민들에게 반감이 심했다. 전남 여수 출신이라는 김모(52ㆍ여) 씨는 ”조경태는 이번 총선에서는 힘들제잉. 배신감이 안들겄소. 당보고 뽑아줬는데 갑자기 그 쪽으로 가쓴께, 기가 찰 노릇 아니오”라고 했다.
하지만 더민주로선 야권분열이 악재다. 김해 장유면의 편의점에서 만난 장성주(46ㆍ여) 씨는 “기존에 하던 사람들(새누리당)을 뽑는 게 맞는 거 아인가예? 어른들도 그렇게 말씀 마이 하시고, 쪼개지는 모습도 안좋고”라고 했다. 이 곳 주민 공정배(41)씨는 역시 “영남에서는 안그래도 힘든데 국민의당으로 쪼개지가, 표가 그쪽으로 쫌 가지 않을까에?“라고 했다.
지난해말과 1월초에 실시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도 사하을과 사상에서의 정당지지율은 새누리당이 큰 폭으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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