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일하는 노인’ 대부분이 생계를 위해 저임금과 장시간의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연구원이 내놓은 ‘서울시 일하는 노인 근로특성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살고 있는 65세 이상 일하는 노인 69.5%가 ‘생계를 위해 일한다’고 답했다. 또 주당 64.2시간의 장시간 근로에 노출돼 평균 월급은 146만6000원에 불과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65세 이상 일하는 노인 1000명이 참여했으며 개별심층인터뷰도 진행했다.
서울의 일하는 노인은 임금근로자가 34%, 자영업자가 66%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근로자의 주요 직종은 경비단속직이 85.4%로 가장 많았으며 대부분이 남자였다. 이는 서울 지역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은 도소매 분야 종사자가 43.8%로 가장 많고, 여성자영업자의 65.5%가 도소매 분야에 종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근로 형태별로는 서울의 65세 이상 임금근로자는 주당 근무시간이 56.3시간동안 달했지만 손에 쥐는 돈은 월평균 122만원 밖에 되지 않았다. 특히 청소 및 경비 근로자의 경우 하루 평균 18.2시간을 일해서 매월 130만을 번다고 답했다. 이들은 2인1조 교대근무를 하는 탓에 주말·휴일 근무 비율이 97.8%로 휴일도 없었고 1년간 휴가도 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시간당 임금을 비교하면 57.4%가 최저임금인 시급 5580원(8시간 기준 하루 4만4640원) 이하의 급여를 받고 있는 셈이다.
반면 자영업자는 한달 평균수입이 159만원으로 나타나 임근근로자보다 37만원을 더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동안 평균 68.4시간을 일했고 77.9%는 단 하루만 쉬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일을 하는 주된 이유로 62.2%가 “생계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외 ‘노후자금 및 노후준비를 위해’(11.9%), 용돈이 필요해서(8.6%)를 차지했다. 여성(74.6%)이 생계비를 위해 일하는 경우가 남성보다 많았으며, 나이가 많을 수록 (75~79세, 78.0%), 개인소득이 낮을 수록(50~100만원, 77.2%) 상대적으로 생계 때문에 일을 하고 있는 비중이 높았다.
일하는 노인의 한 달 생활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으로는 ‘주거관련 비용’으로 임금근로자는 36%, 자영업자는 34%였다. 보건의료비, 식비, 자녀 지원비 순으로 나타났다.
64.4%는 노후준비가 안됐다고 답했다. 노후준비가 부족한 이유에 대해서는 ‘자녀 교육 자금이 많이 들어서’가 30.3%로 가장 높았다. ‘생활비가 많이 들어서’ ‘성인자녀에 자산 이전’ 등 순이다.
한편 일하는 노인의 경우 무려 81.3%가 ‘우울하지 않다’고 답했다. 전국 도시지역 거주노인을 대상으로 ‘2014년 노인실태조사’(67%) 때보다 높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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