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작가 윤태호가 만화가란 고독한 직업에 대해 털어놨다. 윤 작가는 ‘미생 메이킹 스토리’(위즈덤하우스)에서 ‘미생’시즌1의 IT영업팀 박대리가 불켜진 집을 바라보며 들어가기 싫다고 생각하는 장면이 바로 자신의 얘기라며, 가장의 역할을 하지 못한 미안함을 에둘러 표현했다.
윤 작가는 이 책에서 특히 실감을 위한 취재의 엄밀함을 강조했다. “창작자의 취재에는 성역이 없다”는 것. “만화에 필요한 부분이 1이라면 내 경우에는 몇곱절을 알아야 한다. 기획서를 쓸 때와 마찬가지다. ‘스스로 그것에 설득되는가?’라는 지점이 중요하다.”
그는 취재를 하면서 샐러리맨인 인물들의 디테일이 잡혔다며,장그래는 바둑만 두다가 샐러리맨이 된 사람이라 이 세계를 잘 모르는데, 나와 같이 배워가는 느낌으로 하나하나 그렸다고 털어놨다.
특히 장그래가 무역 언어를 몰라 고전하다가 상사가 내준 과제를 제 손으로 찾아보며 자기 것으로 만드는 에피소드를 좋아한다는 것.
그는 최근 연재를 시작한 ‘미생’ 시즌 2에 대해서도 일단을 내비쳤다.
시즌1에서 대기업 샐러리맨의 일을 다루면서도 ‘일하는 사람’의 모습이 이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고 생각했다며,“보다 다양한 필드에서 자신의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는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독자들도 그런 댓글을 달아주었다.
시즌 2는 그런 연장선상에 있다.
장그레는 2년을 꽉 채워 자신을 이해하는 좋은 상사들 밑에서 대기업의 문화와 일을 배운 뒤, 오차장의 부름을 받아 새로운 회사로 옮긴다. 중소기업에 취직하게 된 것이다.
장그레가 다니는 중소기업을 무대로 일의 시작과 끝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회사의 수익은 어떤 흐름으로 급여와 투자에 이르게 되는지 보여줄 예정이다.
시즌2는 200수가 넘어가는 긴 여정으로 3부작으로 그려진다. 1부는 회계 그리고 경영에 관련한 이야기, 2부는 장그레가 직접 요르단에 가서 사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뤄내는 과정, 3부는 대기업에 다니는 젊은이들의 결혼풍속을 그린다.
윤 작가는 ‘미생’ 출판 계약 뒷 얘기도 털어놨다. 영화 ‘이끼’개봉 즈음 공중파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밀착 취재했는데 당시 출판제안을 받고 편집자와 미팅이 잡혀있었는데 그걸 찍고 싶다고 했다는 것. 당연히 편집자가 방송을 부담스러워했고 미안한 마음에 제대로 듣지도 않고 하겠다고 계약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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