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총회 개최안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건 우선 친박계가 의원총회 소집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앞서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준비했던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미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니 의원총회에서 또 얘기하면 분란만 더 초래할 수 있다”며 “의원총회에서 표 대결로 가는 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이유를 밝혔다. ‘의총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에서 ‘의총 불가’로 선회한 셈이다.
의원총회를 거쳐 유 원내대표 재신임을 묻게 되면 자칫 유 원내대표 사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의원총회에서도 발언자 대부분이 유 원내대표 유임에 찬성했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비박계 역시 이미 한차례 의원총회에서 확정받은 재신임을 굳이 또다시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다. 유 원내대표에게 시간을 벌어주겠다는 의도도 담겼다. 원내 주요 당직자는 “이미 지난 의원총회 때 결정 난 일이기 때문에 같은 사항을 또다시 하는 건 사리에 맞지 않다”며 “한번 결론을 내리면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는 한 또다시 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의원이 없고 친박계 외에 달리 의원총회 소집을 준비하는 건 없다”고 덧붙였다.
친박계의 사퇴 요구에 대응해 공동성명서를 발표한 의원들도 의원총회 개최에는 선을 그었다. 김용태 의원은 “며칠 시간을 갖는다면 서로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의원총회로 찬반을 거치면 싸움하는 것과 같다. 며칠 간 냉각기를 갖고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민식 의원도 “의원총회를 열긴 힘들 것”이라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 사퇴를 결정할 권한은 없다. 유 원내대표가 시간을 갖는다고 했으니 일단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박계, 비박계 모두 의원총회에 따른 찬반 대결에 선을 그으면서 일단 유 원내대표 사퇴 문제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유 원내대표의 입을 기다리겠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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