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뿐인가. 모처럼 가족이 외식을 나갈라 치면 1순위는 삼겹살 아니면 한우 등심이다. 직장인들이 소주 한 잔에 애환을 풀어내는 단골 안주도 삼겹살이다. 길을 가다 막고 외국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한국 음식을 꼽으라면 10중 9은 갈비를 추천한다. 유별난 ‘고기 사랑’은 어쩔 수 없는 우리네 본능인가 싶기도 하다.
▶한국인의 유별난 ‘고기’ 사랑=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이 최근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음식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최근 외식에서 먹은 음식종류로 고기를 꼽은 응답자가 51.3%로 절반을 넘었다. 이는 한정식(14.6%)과 기타 한식류(9.6%), 중식(5.5%), 일식(5.3%), 서양식(4.6%)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다.
연령별로는 40대가 60.4%로 고기 선호도가 가장 높았으며, 여자(47.3%) 보다는 남자(55.4%)가 많았고, 주 1회 이상 고기를 먹는다는 응답자도 48.2%에 달했다. 특히 20년전인 1994년 조사에서 최근 외식으로 고기를 먹었다는 응답이 53.8% 였던 점을 감안하면, 20년전이나 지금이나 한국인의 유별난 고기 사랑을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
특별한 기념일 말고 평소 가족이 외식을 할 경우 선호하는 식당도 단연 ‘고기집’으로 조사됐다. 1순위로 고기집을 꼽은 응답자는 57.6%에 달했으며, 2순위 까지 합치면 응답률이 무려 76.9%까지 올라갔다. 10 가족 중 7곳 이상이 ‘외식=고기’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애기다. 최근 외식에서 먹은 음식으로 고기류 응답이 타 연령대에 비해 낮았던 50대 이상에서도 고기집 선호가 57.3%로 높게 나타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가격을 고려하지 않고 한국 음식을 먹을 기회가 생겼을 때 선호하는 음식으로는 ‘최상등급의 한우 구이’가 40.8%, ‘산지 직송 신선한 재료의 해산물 요리’ 21.6%, ‘전통 조리 방법을 살린 궁중 요리’ 23.0%, ‘유기농 재료로 만든 한정식’ 10.1%로 조사돼 역시나 고기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에게 꼭 먹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한국 음식으로도 ‘갈비’가 34.1%로 가장 많았으며, 한정식(25.9%), ‘불고기’(18.2%), 비빔밥(7.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포장육 보다는 냉장육, 소고기 보다는 돼지고기?=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2014년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가구에서 가장 많이 소비한 육류로는 돼지고기(71.3%)가 가장 많았으며,이는 지난해 67.2% 보다도 4.1%포인트 증가했으며, 월평균 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경우 쇠고기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가구가 20.2%로 타 계층에 비해 많아 조사돼 소득이 높을 수록 쇠고기에 선호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육류의 구매 행태를 보면 냉장육 형태로 구입하는 가구 비중이 쇠고기 94.1%, 돼지고기 95.1%, 닭고기 91.9%로 단연 많았다. 다만 포장육 구입 가구 비중이 지난해 보다 2%포인트 가량 늘어났으며, 가구주의 연령이 낮을수록, 그리고 가구주의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포장육 형태로 구입하는 비중이 늘었다.
가구에서 주로 구입하는 쇠고기 부위는 구이용의 경우 등심(42.8%), 안심33.4%), 갈비(12.2%) 순이었으며, 국거리용은 양지(47.2%), 사태(24.2%), 사골(8.1%) 순으로 조사됐다. 돼지고기의 경우에는 구이용은 삼겹살(59.3%)이 가장 많았으며, 찌개/반찬용은 전지(36.7%), 목살(23.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수입산 육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상당히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가구의 절반(46.1%)은 미국산 수입 쇠고기를 소비할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으나, ‘먹겠다’(29.2%)는 응답이 지난해에 비해 3.6%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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