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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침몰] 故 박지영씨 발인…“고인의 희생정신, 모든 학생들에 이정표 될것”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22일 오전 9시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침몰 여객선에서 승객을 구하다 끝내 목숨을 잃은 박지영(22ㆍ여) 씨의 발인이 엄수됐다. 박 씨의 유해는 인천 부평승화원을 거쳐 광주 시안추모공원에 안치됐다.

박 씨는 지난 16일 전남 진도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에서 승객들을 구하려다 끝내 여객선을 탈출하지 못했다.

빈소는 “고귀한 고인의 넋을 기립니다”, “의로운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등 익명의 시민들이 보낸 60여개의 화한으로 발디딜 틈 없이 빼곡했다. 장례식은 유족과 동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이날 빈소를 찾은 인천 제2교회 이건영 목사는 “고인은 자신의 위치와 사명을 생각해 구명조끼까지 벗어 아이들을 살렸다”며 “박지영 성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살았고 주님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의 죽음은 헛되지 않고, 모든 학생들에게 어떤 정신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이정표ㆍ좌표가 되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전 9시께 영정 사진을 앞세운 운구행렬이 빈소에서 나와 운구차량으로 향하자 유족들은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다. “지영아, 미안하다, 지영아…사랑해.” 발길을 옮길 때마다 유가족들의 울음이 터져나왔다.

박 씨의 사촌 형부 이모(34) 씨는 “처제는 생전에 정말 활발하고 사교성이 좋아 주변 사람들을 많이 생각하고 챙겨주는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2011년 수원과학대 산업경영학과에 입학한 박 씨는 이듬해 아버지를 암으로 여의자 어머니와 여동생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계를 낸 뒤 청해진해운 승무원으로 근무했다. 지난 16일 사고 당시 세월호 안내 승무원인 박 씨는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양보하고 대피를 돕다가 변을 당했다.

한편 세월호에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 11명의 장례식도 이날 치러졌다. 고려대 안산병원에선 오전 7시2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같은 반 남학생 3명의 시신을 태운 운구차가 차례로 병원을 나서면서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나머지 학생 8명의 장례식도 한도병원, 단원병원, 온누리병원, 사랑의병원에서 진행됐거나 치러질 예정이다.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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