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측 “삼우제 중 제적 위해 학교 나와라” 전화…유가족들 10일 항의 집회
지난달 19일 서울 송파구에서 발생한 시내버스 연쇄추돌 사고로 숨진 동서울대학교 신입생 이모(19) 군과 장모(19) 양의 유가족이 10일 항의집회를 열고 동서울대 측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난했다.지난달 19일 밤 11시께 신입생 환영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이 군 등 이 학교 컴퓨터정보과 학생 3명은 밤 11시43분께 버스 추돌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유가족 측 진술에 따르면 당시 신입생환영회는 학교 측이 지정하고 서명한 날짜에 열렸고, 행사 당일 지도 교수 A 씨도 참여했다.
버스 추돌 사고 발생 이후 유가족들은 빠른 상황 파악을 위해 A 교수 등 학교 관계자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전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사고 발생 5일 후인 지난달 24일 이 군과 장 양의 삼우제 중에 학교 측은 유가족에게 연락해 “이 군과 장 양의 제적 처리를 위해 학교에 한 번 오라”고 말해 유가족들을 분노케 했다.
유가족 측은 “빨리 제적처리를 원하는 학교에 배신감을 느꼈다”면서 “경주 코오롱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의 경우 부산외대는 즉시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사고 다음날 총장의 사과와 함께 ‘사죄의 말씀’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고 밝혔다. 또 “부산외대는 학교장으로 합동장례식 시행, 사망자들의 명예입학과 졸업, 교내 추모비 건립, 위로금 지급 등을 유족에게 곧바로 알렸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달 3일 송파버스 사고 유가족이 부산외대와 같은 사항을 요구하자 동서울대 총장은 “당시 신입생 환영회는 학교의 행사가 아닌 친목모임으로 학교 측은 법적인 책임이 전혀 없다”고 밝혀 유가족들을 또다시 화나게 했다.
또 사건 발생 16일이 지난 이달 4일이 돼서야 학교는 홈페이지에 ‘송파 버스사고로 인해 운명을 달리한 이○○군, 장○○양에게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부상을 입고 치료중인 한○○군의 빠른 쾌차를 기원드립니다”라고 동서울대 총장 명의로 추모 글을 올렸다.
유가족 측은 “학교에서 지정하고 서명해준 신입생 환영회에 대해 동서울대 총장은 ‘친목모임이다’ ‘학교는 법적책임이 없다’고 했다”면서 “또 홈페이지 추모 글은 무성의하고 시기도 부적절했다. 이런 부도덕한 학교 측의 처신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10일 이 학교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동서울대 총장의 발언을 취소하고 유가족에게 사과할 것’ ‘교육부는 철저한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 등의 요구사항을 공개했다.
특히 유가족들은 학교 측으로부터 위로금을 받더라도 전액 기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19일 오후 11시40분께 송파구청 사거리에서 3318번 시내버스가 30-1 시외버스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3318번 버스기사와 30-1 버스 맨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있던 이 군과 장 양이 사망했다.
민상식 기자/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