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 어렵다. 너나 없이 고통을 호소한다. 세상은 물질적으로 날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물질적 풍요는 정신적 만족감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요람부터 무덤까지 힐링(healing)을 외치고 있는 시대다.
최근 동화치료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술치료, 음악치료를 넘어 이제는 동화치료가 사회적 정신적 부적응을 해소해주는 프로그램으로 각광을 받고있는 것이다.
사실 동화 치료의 역사는 길다. 대표적인 것이 천일야화(아라비안나이트)다. 세헤르자데는 1001일 동안 왕에게 1001가지 동화을 이야기 해줌으로서 아내의 부정을 알고 폭군으로 변한 왕의 고통을 씻어주고 사랑의 소중함을 되찾게 해줬다.
그러나 동화치료에 대한 서적은 많지 않다. 이런 가운데 동화학자이자 동화전문가인 이성훈 건국대학교 교수가 ‘동화치료'란 신간을 내놓았다. 이 교수는 이 책에서 우리가 어릴 적부터 들어온 한국 전래동화를 중심으로 프로이트와 융의 심리분석 방법을 적용, 사례를 통한 동화치료를 시도한다. 그는 또한 ‘동화론', ‘아동교육매체로서의 동화' 등도 함께 펴냈다.
이 교수는 건국대 대학원에서 동화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후, 독일 빌레펠트(Bielefeld) 대학교에서 같은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건국대 인문과학대학 학장을 역임했고, 현재 건국대 동화미디어콘텐츠학과와 대학원 동화미디어창작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동화의 이해‘(건국대학교출판부, 2003), ‘독일시 연구’(건국대학교출판부, 2004), ‘그림형제‘(건국대학교출판부, 2011) 등이 있다. 다음은 간단한 책소개.
■동화치료
힐링의 시대! 세상살이가 얼마나 힘들고 병에 든 것 같으면 몸과 마음의 치료가 필요한 시대라고 외치는가? 물론 과거에도 몸과 마음의 병이 드는 일은 늘 있어왔던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에 와서 힐링이 더욱 각광을 받는 이유는 뭘까? 2011년부터 시작된 모 TV 방송사의 프로그램의 인기 때문일까? 웰빙(well-being)의 시대에 이어서 힐링의 시대로 이어지는 세계적 흐름의 영향일까? 다시 말해 먹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니 더불어 몸과 마음의 치유가 필요한 문제로 대두되는 것은 아닐까? 웰빙과 힐링, 심신의 안녕과 행복 그리고 심신의 치료, 이 두 가지 개념이 21세기 최대의 관심거리이기에 그 해결책을 동화치료를 통해 모색하려는 것이다. <건국대학교 출판부, 1만4000원>
■동화론
오늘날 동화에 대한 관심이 만연되어 있으면서도 동화에 대한 제대로 된 이론서는 없는 실정이다. 시나 소설이나 드라마를 쓰거나 분석할 때 각기 알맞은 이론을 적용하듯이, 동화도 동화 이론에 따라 쓰고 분석해야 한다. 혹자는 ‘동화 이론이 있을 수 있나? 그냥 서사 이론에 따라 문학성을 바탕으로 쓰거나 분석하면 되지’라고 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지금까지 한국 아동문학에서 이런 식으로 동화를 분석하고 비평하거나 창작해 왔다. 이에 본 저술은 동화의 올바른 이론을 제시, 설명함으로써 한국 동화에 획을 긋는 동화의 바이블 역할을 할 것이다. <건국대학교 출판부, 1만2000원>
■ 아동교육매체로서 동화
아동교육의 매체로서 동화만큼 좋은 소재는 없다. 어린이 정서 발달에 동화가 끼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아동교육에 있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답답할 때가 많다. 그러나 아동을 교육할 때 동화만큼 좋은 교재가 없다는 것을 곧 깨닫는다. 왜냐하면 아무런 매체 없이 그냥 말로서 교육하거나 행동으로 교육하는 모습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동은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추구하고, 조금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아동은 하나를 주면 둘을 달라고 하고, 한 번 이야기해주면 또 다시 해달라고 조른다. 즉, 아동의 주된 욕구에는 반복이 핵심이다. 따라서 반복이 특징인 동화를 아동교육에 이용하는 일은 당연하며, 동화를 통해 아동교육의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다. <건국대학교 출판부, 1만2000원>
김화균 기자/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