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서울 중구 정동길 일원에서 열리는 ‘KT&G와 함께 하는 제14회 정동문화축제’(주최 경향신문사, 후원 농협·강북삼성병원)는 우리 대중음악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떠난 이들의 음악세계를 한 자리서 만나는 뜻깊은 행사로 치러진다.
이번 축제의 주제인 ‘김현식, 유재하, 김광석 & 이영훈’이 말해주듯 한결같이 덕수궁 돌담길과 11월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요절한 음악인들이다. ‘내 사랑 내 곁에’, ‘사랑하기 때문에’, ‘서른 즈음에’, ‘광화문 연가’ 등 그들이 남긴 주옥같은 노래들을 후배 가수들이 부르고, 음악다방을 재현한 DJ쇼를 통해 선보인다.
우선 축제가 시작되는 1일은 ‘유재하·이영훈 트리뷰트’로 뮤지컬 ‘광화문 연가’팀이 갈라 쇼를 선보인다. 이어 여행스케치와 여성 2인조 모던 포크록듀오 ‘타묘’가 이영훈이 작곡하고 이문세가 부른 히트곡들을 선보인다. 또 모던포크 싱어 황명하가 유재하의 노래를 리메이크 하여 부른다.
2일 ‘김현식 트리뷰트’는 라이브 퓨전국악 공연 ‘판타스틱’의 무대로 시작된다. 이어 발라드와 록을 넘나들며 폭넓은 음역대로 사랑받는 여가수 린을 비롯해 재즈 싱어 로라와 록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김현식의 노래들을 선보인다.
축제 마지막 날인 3일은 ‘김광석 트리뷰트’. 이날 공연은 넌버벌 퍼포먼스 ‘비보이를 사랑하는 발레리나’팀의 갈라쇼를 시작으로 김광석의 생전에 음악적 동지였던 동물원이 무대를 꾸민다. 호소력 있는 목소리를 가진 가수 신재창과 심재준도 김광석의 노래를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직장인밴드 줄라이의 흥겨운 무대도 준비돼 있다. 공연장소는 매일 오전 11시30분~오후 1시30분, 서울시립미술관 앞 분수대광장.
요절한 이들 가수와 작곡가의 음악세계를 조명하는 ‘DJ 음악다방’도 마련된다. 성 프란치스코회관 1층 산 다미아노(San Damiano)에서는 축제기간 동안 매일 오후 4시~6시까지 이무영(영화감독, DJ)의 진행으로 박성서(대중음악평론가), 구자형(방송작가), 강수진(경향신문 기자)이 게스트로 출연하여 이들의 음악을 듣는다. 첫날은 이영훈과 유재하, 둘째날은 김현식, 셋째날은 김광석으로 꾸며진다.
이밖에도 정동문화축제는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했다. 각국의 음식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5대륙 거리’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코리아 문화·푸드 거리’에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과 발효음식을 선보이고 가족과 연인이 함께 인절미 만들기 등의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 ‘아프리카 문화·푸드 거리’에서는 아프리카의 전통 길거리 음식을 맛보고 전통 의상과 음악 등을 통해 이색적인 재미를 누릴 수 있다.
캐나다 대사관 앞 보호수(회화나무)의 이름 짓기 행사를 통해 소정의 상품을 증정하고, 정동길 일대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방문객에게는 SK와이번스 감독 및 야구선수 친필 사인볼 등을 제공하는 등 관람객이 참여하는 부대행사도 다양하다. 고려인을 통해 민족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시베리아 사진전’도 열린다.
행사의 음악감독을 맡은 방송작가 겸 대중음악평론가 구자형씨는 “해마다 이맘때면 너무 일찍 떠난 그분들을 생각하면서 쓸쓸했는데 이런 행사가 마련돼 너무 기쁘다”면서 “한결같이 당대 한국인들의 정서에 깊은 영향을 줬던 아티스트들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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