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18/03/08/20180308000547_0.jpg)
남북이 다음달 3차 정상회담 개최를 비롯한 획기적인 합의를 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한반도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라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고 한다.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추가 도발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조건부이기는 하나 사실상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으로 평가된다.
평창올림픽 기간 만난 외교부의 한 고위인사는 북한이 미국과 대화 시기를 언제쯤으로 선택할 것같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북한은 지금 둘 중 하나를 놓고 고민할 것이다. 핵을 완성하기 전이라 협상력은 낮지만 미국의 제재도 아직은 견딜만 한 지금이 좋을지, 아니면 핵 무력을 완성해 협상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지만 미국의 제재 또한 최고조에 달할 향후 어느 시점이 좋을지.” 결국 북한은 전자를 택한 셈이다.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 안전 보장’이란 북한의 비핵화 전제 조건에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과거 행정부의 실수를 되풀이 않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테이블로 나올지도 불투명하다. 하지만 김정은이 처음으로 비핵화 의지를 언급한 점, 미국과 북한을 대화 입구까지 끌고 나온 문재인 정부의 노력은 평가받을 만하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김정은 메시지를 들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북한의 평화공세든, 미소외교든 ‘평창 구상’으로 시작된 대화 모멘텀은 본격 궤도에 올랐다. 다만 포기할 수 없는 한가지만은 기억해야 한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 이를 위해선 대북제재 또한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 절대로 타협해선 안된다는 2차대전 당시 영국 국민들의 결연함을 우리도 갖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우리도 절대, 절대 굴복할 수 없는 것이다.
anju101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