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익성 악화와 감원 추세에도 은행권과 달리 증권가에서는 되레 직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시중은행 6곳(국민·신한·우리·하나·SC·씨티)은 최근 3년간 총 임직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6만7561명에서 2021년 6만5183명, 2022년 6만3115명으로 연간 3%대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지난해 증권가 총 임직원 수는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증권사의 총 임직원 수는 2020년 3만6775명, 2021년 3만8144명, 2022년 3만8838명으로 늘어났다. 시장 우려에도 지난해 총 임직원 수는 전년 대비 694명(1.8%) 증가했다. 증시 열풍이 불었던 2021년 공격적으로 채용했던 터라 후폭풍이 더 거셀 줄 알았는데, 다소 예상 밖의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우선 핀테크 증권사의 약진이 주목된다. 핀테크 대표 증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와 토스증권 임직원 수는 지난해에만 각각 80명, 63명이 늘었다. 증권가 인원 증가분의 20.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지난 3년이 기초 인프라 구축에 집중했다면, 본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2019년 200명을 밑돌았던 카카오페이의 임직원 수는 2021년 200명을 돌파, 지난해 355명으로 불어났다. 회사 관계자는 “본격적인 MTS 가동에 따른 IT 인력 포함 신규 사업을 위한 리테일 개발자 및 관련 직군 채용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리테일 외에도 법인 대상 홀세일(기관 대상 영업), IB 부문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63명이 늘어났다. 전년 대비 무려 40.9% 늘어난 수준이다. 2020년 100명도 못 채웠던 토스증권은 2021년 154명, 2022년 217명으로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특히 해외주식 시장 거래에 집중하면서 관련 사업 인력 채용에도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말 서비스 시작 당시 토스증권의 해외주식 투자 종목은 500여개 그쳤지만, 지난해 3600여개 미국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 대상군을 늘리기도 했다.
생존 전략 차원에서 인원수를 늘린 곳도 있다. 가장 많은 인원 수가 늘어난 신한투자증권에서는 지난해 93명(전년 대비 3.6%)이 증가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STO(증권형 토큰) 사업 다각화에 나서면서 블록체인부를 만들고 관련 부서 인프라 조성을 위해 채용했다”고 말했다. 또 멀티 클라우드 기반의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 메타’를 진행하면서 관련 인력 확보 및 투자에도 지속해서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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