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이변 가능성…축구 저변 확대의 기회
다윗 vs 골리앗 대결에서 다윗 승리 확률 적어
유럽·남미 독식 체제 크게 흔들리지 않을 듯
브라질 선수들이 지난 5일(현지시간) 치러진 2022 카타르월드컵 한국과의 16강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에워싸고 있다. [UPI]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모든 이들에게 ‘큰 것’이 더 나은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이 16강전을 마무리하고 최종 우승팀을 가리기 위한 막바지 여정에 들어간 가운데, 세계인들의 관심이 벌써부터 4년 뒤 북미 3개국에서 열리는 2026 월드컵에 쏠리고 있다. 본선 출전국이 기존 32개팀에서 48개팀으로 ‘대폭’ 늘어난 역사상 가장 ‘큰’ 월드컵이 예고돼있기 때문이다.
이미 언론과 전문가들은 본선 출전국 확대가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기대 섞인 전망들이 내놓고 있다. 하지만 월드컵 성적과 관련해서는 출전팀이 늘어나더라도 결국 우승은 여전히 특정 국가의 전유물로 남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AP는 최근 월드컵 본선 진출국 확대의 영향을 전망한 한 기사에서 진출국이 늘어난다는 것이 모든 나라에 ‘희소식’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물론 본선 진출국이 늘어나면 여러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해 온 나라들이 대거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게 된다. 16장의 본선 진출권이 더 생기면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북중미, 남미, 오세아니아 등 6개 대륙연맹은 산술적으로 2~3장씩 출전권을 더 얻을 수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2대 1의 승리를 거둔 후 슬라이딩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AFP] |
FIFA(국제축구연맹) 입장에서도 축구의 저변을 넓힘과 동시에 더 많은 축구팬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아르센 벵거 FIFA 글로벌 축구발전국장은 “자국의 팀과 국가들이 세계 무대에 진출할 기회’가 많아지면, 그 국가가 축가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한 본선 진출팀이 더 많아지면 소위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이변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뻔하지 않은 전개가 늘어나면 월드컵의 재미도 배가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가령, 이번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격파한 것과 일본이 독일과 스페인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둔 것, 모로코가 월드컵 토너먼트 사상 아랍팀으로 첫 8강 진출의 쾌거를 이룬 것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같은 이변은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실제 이번 월드컵에서 벌어진 각종 이변의 이면에는 스페인이 코스타리카를 7대 0으로 격파하고, 잉글랜드가 이란에 맞서 6대 2의 대승을 거두는 등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일방적인 경기들도 많았다.
AP는 “본선 진출국이 늘어나면 동화같은 순간들이 일어날 가능성도 늘어나지만, 동시에 일방적 경기의 가능성도 증가한다”고 전했다.
일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1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월드컵 E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스페인전에서 승리를 거둔 후 기뻐하고 있다. [AFP] |
그러면서 AP는 “월드컵의 확대는 최종 결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도 있다”고 전망했다. 통신은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산채로 완전히 잡아먹었던 40년 전과 지금의 분위기는 다르다”는 세네갈 감독의 발언을 인용, ‘큰 물고기’인 유럽과 남미팀이 지금까지 21번의 월드컵 타이틀을 독식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월드컵 역사상 다른 대륙에서 결승에 간 사례는 전무한 것이 사실이다. AP는 “1930년 미국과 2002년 한국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준결승에 올라간 84팀 중에서도 두 팀을 제외하고 모두 유럽인이나 남미인이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FIFA는 48개팀의 조별리그 방식에 대해 처음에 3개 팀으로 구성된 16개의 조를 편성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비난을 받자 4개 팀으로 이루어진 12개의 그룹을 구성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벵거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여러 안을 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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