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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세 한도 ‘1940만원 vs 74만원’… K-면세점, 이젠 중국 뒤만 바라본다 [언박싱]
中하이난 면세매출 지난해 94.7억달러
2019년 19억달러보다 급성장…한국 위협
中정부 면세굴기에 면세한도 대폭 확대
국내는 면세한도 놔둔채 구매한도만 늘려
명품백 구매땐 백화점보다 높은 기현상도
국내 매장서 빠진 명품 中하이난으로 이전도
글로벌 면세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는 중국 하이난 지역이 급부상하면서 한국 면세 시장과 격차가 날로 좁혀지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14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내 면세점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해외입국자의 자가격리 의무 면제 조치가 오는 21일부터 시행되면서 면세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중국 하이난 면세지역이 중국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한국 면세업계의 위기감도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면세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는 지난해 중국 하이난 지역 면세 매출(94.7억달러·한화 약 11조7400억원)과 한국 면세 매출(147억달러·한화 약18조2200억원)의 격차가 지난해 52억달러로 최근 격차가 날로 좁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world's biggest) 면세시장인 한국과, 가장 뜨거운(world's hottest) 시장인 하이난의 대결에 주목한 것이다. 글로벌 면세시장 1위인 한국은 지난 2019년만 하더라도 면세 매출이 213억달러로 하이난 지역 면세매출 19억달러와 200억 달러 가까이 차이가 났다.

그러나 중국이 면세 굴기(屈起) 정책에 따라 국가 면세지구인 하이난의 내국인 면세 한도를 2020년 3만위안에서 10만위안으로 확대하면서, 2020년 50억달러로 매출이 늘었고 지난해 94억달러까지 급증했다.

하이난과 한국의 2015~2021년 면세매출 추이.[무디데이빗리포트]

하이난이 급성장하는 동안 코로나 팬데믹의 타격을 고스란히 받은 국내 면세시장은 2020년 132억달러로 매출이 줄었고, 지난해에도 147억달러에 그쳤다. 이에 하이난에서 면세점 4곳을 운영하는 중국 국영면세품그룹(CDFG)은 2020년 기준 세계 면세점 업계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2, 3위로 그 뒤를 이었으며 2019년 1위였던 스위스 듀프리는 CDFG와 자리를 바꾸면서 4위로 내려앉았다.

하이난이 부상하면서 국내 시내면세점에 철수하는 루이비통, 샤넬 등 명품 업체들도 하이난 면세점 매장을 확대하는 추세다. 하이난은 올해 면세 매출 목표를 전년대비 66.2% 증가한 1000억위안(157억달러)으로 잡았다. 이는 올해 한국 면세점 매출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국 면세업계가 고전하면서, 따이궁(중국 보따리상) 매출 의존도는 더 높아져 외국인 매출 비중은 2020년 94%에서 지난해 95.4%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국내 면세한도가 600달러(약 74만원)에 머물러 있어, 중국 하이난의 10만위안(약1940만원)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밀린다고 지적한다. 최근 정부는 면세점의 구매한도를 폐지했으나, 정작 2014년부터 유지해온 600달러 면세한도는 그대로 유지해 허울뿐인 면세 장려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면세한도가 낮기 때문에 샤넬 클래식백 등 인기제품을 구입할 때 관세, 개별소비세가 붙으면 오히려 면세점이 백화점보다 비싼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접종 입국자는 자가격리를 안해도 되면서 해외여행객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전망으로, 면세점도 숨통이 조금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다만 하이난에 하이커우국제면세시티도 올해 개장을 앞두고 있어, 현재 면세한도 등 정책지원 수준으로는 하이난과 곧 매출이 역전되고 산업경쟁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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