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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한계에 이른 소상공인, 그리고 정부 정책

어느덧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상륙한 지 1년이 됐다. 그 이후에 우리 한국민의 놀라운 저력과 차분한 대처로 다른 나라와 비교해 확산세를 잘 저지하며 지나가고 있고, 백신과 치료제 소식으로 ‘2021년도에는 어느 정도 극복하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번 코로나19에 대처하면서 가장 힘들어하는 분들이 누굴까 생각해보면 ‘소상공인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중에서도 외식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왜 이들이 가장 고통을 받는가? 근본적인 이유로 코로나 사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 중에 이런 경영상의 어려움이 왔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고,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도 더 희망의 끈을, 더 고통 분담을 견디기 힘들게 하는 것 중 하나는 정부의 지침과 지원 문제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즉, 일관성과 정책의 중립성 그리고 기준의 모호에서 많은 분이 수긍할 수 없었던 것, 그리고 그 후속 조치의 부재를 말하는 것이다.

정책이란 일관성도 있어야 하고, 모든 분야를 만족할 수는 없지만 그 기준과 정당성에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 대전제인 코로나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것은 모두 인정하고 수긍할 수 있다. 아니 수긍해야 한다. 그런데 기준 자체가 모호했던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면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의 고객들이 착석하는 것은 안 되고, 개인 커피숍은 가능하다는 것, 커피숍은 안 되는데 다른 식당은 가능하다는 것, 외식업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안 되지만 다른 업종은 가능하다는 것, 백화점이나 마트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외식업이나 노래방 등은 안 된다는 것 등 그 기준의 모호성에서 수긍이 어려워졌던 것이다. 이는 헬스장 등의 사장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뉴스를 보면 비단 외식업에 한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준이 모호하니, 아니 정확하게는 기준의 형평성이 없으니 소상공인들에게는 불만으로, 고통분담이 아니라 고통독박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지원 문제다. 정부에서는 소상공인들의 영업시간과 방법을 제한했다. 그 근본 이유는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런데 소상공인들에게 영업을 할 수 있는 시간과 방법은 곧 수익에 영향을 주는 것이며 생계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즉, 수익과 소득이 정부의 정책으로 줄어들었는데도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고민한 흔적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바다에서 배에 불이 났을 때 일단 바다에 들어가라. 불이 커지면 다시 승선시켜 줄게. 대신 바다에서 살아남는 것은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바다에 들어가라고 할 때는 생존할 수 있는 보트를 내려줘야 하는데 말이다. 단순히 가끔 100만원 지원해주는 것은 이들에게 기본생존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매달 고정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온전히 그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책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 물론 정부가 지금도 많은 고민을 하면서 노력하고 있지만 좀 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준과 지원 정책이 수립됐으면 한다.

한상호 영산대 호텔관광학부 외식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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