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보릿고개 넘은 6개월…공연계 하반기는?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공연은 줄줄이 취소됐고, 관객은 줄었다. 상반기 공연계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악의 보릿고개를 지나오고 있다. ‘거리두기 좌석제’ 도입으로 공연을 올려도, 올리지 않아도 손해만 잇따르는 전대미문의 상황. 지난 6개월을 보내며 공연계 관계자들은 “희망을 가지려 해도 하반기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공연 시장 매출액은 952억3990만원 수준이다. 작년 하반기(2019년 7월1일~12월31일) 공연계 매출액(1900억1000만원)에서 반토막이 났다. 그나마 상반기 매출액도 코로나19의 영향이 적었던 1~2월 실적( 598억4863억원)이 무려 62.8%를 차지했다.

공연계에 위기가 닥친 것은 2월 말 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다. 공연계 관계자들은 “어린이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연극과 뮤지컬, 가족극을 시작으로 관객들이 빠지더니 3월부터 속수무책으로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3월엔 올 들어 처음으로 매출이 100억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3월 매출은 고작 90억원. 이는 공연계 비수기로 꼽히는 2월 매출보다도 100억원이 빠진 실적이다.

‘오페라의 유령’ [에스앤코 제공]


봄이 오면 코로나19가 잦아들 거라 기대했던 공연계의 바람은 산산이 부서졌다. 4월 공연계 매출은 46억원. 3월에서 또 절반이 줄었다. 특히나 4월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에 출연 중인 앙상블 배우 두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공연계는 더 위축됐다. 한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무대와 객석 간의 코로나19 전파가 사실상 불가능한 데도 사태 초반 시의 과잉 대응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토로했다.

5월에 접어들며 개막을 미뤘던 작품들이 다시 막을 올렸다. 그러면서 매출액은 112억6064만 원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이조차 전달과 비교해 상승한 수치일 뿐, 지난해 하반기 평균 매출액(약 320억 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모차르트!’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문제는 공연계는 지금 출구 없는 터널을 지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모차르트!’, ‘브로드웨이42번가!’ 등 대작 뮤지컬과 손열음 등 인기 클래식 연주자들의 공연이 이어지며 반짝 호황을 맞은 것처럼 보이지만, 공연계의 입장은 다르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공연에 집중해야 한다지만 제작비 등 여건이 허락치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며 “게다가 온라인 공연으로 수익을 올릴 수 없어 직접적인 지원이 없는 한 손해만 더 큰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클래식, 오페라 등 순수 공연 쪽의 위기는 더 하다. 클래식 기획사 관계자는 “상반기 예정된 내한 공연이 모두 취소되면서 손해가 컸다”며 “사비라도 털어 온라인 무대를 마련해 근근이 버텼지만, 하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버티기가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현재의 상황에선 막을 올린 공연만이라도 무사히 마치기를 바라는 것이 모두의 마음이다. 인기 공연에 출연 중인 한 주연 배우는 “언제 막을 내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며 “작품에 참여하고 있는 스태프와 배우들, 프리랜서 등 하루 하루의 공연이 당장의 생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아무 문제 없이 공연을 마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