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화랑 각각의 색 그대로 유지하며 시너지 낼 것"
2019 웨스트번드 아트 앤 디자인 페어 조현화랑 부스 전경 [사진=헤럴드DB] |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국내 굴지의 갤러리인 조현화랑이 강소 갤러리인 갤러리2를 인수했다.
5일 화랑계에 따르면, 조현화랑은 지난 9월 갤러리2의 지분 일부를 사들였다. 화랑이 화랑을 인수합병하는 건 국내 첫 사례다.
이번 합병은 조현과 갤러리2의 합의 아래 이뤄졌다. 갤러리2의 법인은 그대로 유지되며, 전시장도 그대로 존속한다. 다만 갤러리2 정재호 대표가 조현화랑 디렉터를 겸임하며, 운영 실무를 맡았다.
화랑계에서는 두 갤러리의 합병을 이례적으로 받아들인다. 경영이 어려워진 화랑을 개인이나 법인이 인수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정상적으로 운영되던 화랑이 이같은 결정을 한 것에 '의외'라는 평가다. 특히나 두 화랑의 성격이 확연이 달라, 이같은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1990년 부산에서 오픈한 조현화랑은 이배, 김종학, 박서보 등 한국의 중견이상 중량급 작가들을 프로모션 해왔다. 반면 갤러리2는 지난 2007년부터 이동기 등 한국 팝아트 작가를 비롯 이은새, 권세진 등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선보이는 데 주력해 왔다.
최재우 조현화랑 이사는 "갤러리2 작가와 조현의 작가가 섞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 합병을 통해 조현은 더욱 조현다운 중량급 작가에 집중할 것이고 갤러리2는 젊은 작가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갤러리가 젊은 작가들을 페이스 엑스(Pace X)라는 브랜드로 관리하듯, 브랜드 확장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정재호 갤러리2 대표 겸 조현화랑 디렉터도 지난 2018년 출범한 일본 아노말리(Anomaly)의 사례를 들며 "10년 넘게 각자 화랑을 운영하던 야마모토 겐다이, 우라노, 하시모토 아트 오피스가 합쳐서 재탄생한 아노말리 갤러리는 탄생부터 일본 미술계에서 주목 할 만한 플레이어로 등장했다"며 "조현과 갤러리2도 마찬가지로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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