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역 경찰서에 근무하는 A 경감은 전날 경찰 내부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한국당 의원들의 울산경찰청 항의방문과 홍준표 대표 등의 발언에대해 “면책특권을 남용한 협박이자 공무집행방해”라고 비판했다.
앞서 한국당은 울산경찰청의 압수수색을 ’야당 파괴를 위한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광견병 걸린 미친개‘ 등 강한 표현을 쓰며 경찰을 비난했다. 홍 대표는 경찰에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는 당론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A 경감은 “적법한 수사 절차를 거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정당하게 집행한 것이 어떻게 야당 탄압인가”라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경찰청 소속 B 경무관도 같은 날 글을 올려 “국가기관이나 공직자야 늘 국민의 비판 대상”이라면서도 “어제·오늘 경찰을 향한 여러 표현이 우울하다 못해 우려스럽다”고 한국당 측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부모님의 귀한 자식인 내가 ’사냥개‘, ’광견병 걸린 미친개‘, ’떼거지‘ 취급을 당하고 있다”며 “역대 어떤 기관, 어느 공직자를 비판할 때보다 표현이 참으로 저급하고 혐오스럽다”고 지적했다.
경찰 수사를 계기로 한국당에서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나온 것을 두고 냉소하는 반응도 있었다.
인천에서 근무하는 C 경정은 “당신들이 수사권을 볼모로 잡는다면 그까짓 것 안받으면 된다”며 “14만 경찰의 자존심을 짓밟고, 모욕적이고 수치스러운 발언을 쏟아내는 홍 대표와 한국당 일당의 발언에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썼다.
전날 오후까지 경찰 내부게시판에는 이 같은 내용의 글 4건이 올라왔고, 글마다조회 수가 수천 건에서 1만 건까지 달했다.
댓글을 쓴 경찰관들은 이번 일을 두고 “경찰에 대한 선전포고”, “경찰청장이 한국당 당사를 항의 방문해야 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을 미친개가 지켰나” 등강한 어조로 불만을 나타냈다.
김기현 울산시장의 동생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인 울산경찰청에는 응원 화환과 음료수 등 선물이 답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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