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소공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일 평균 약 80억원, 월간 매출도 평균 2400억원에 달한다. 지난 8월 말 롯데백화점으로부터 12층을 넘겨 받아 화장품 매장 등을 넓힌 뒤 롯데면세점의 1일 평균 매출은 85억원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3분기까지(1~9월)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32% 많은 2조2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면세점 사상 처음으로 ‘매출 3조원’ 목표 달성이 눈앞에 있다.
명동 롯데타운을 상징하는 두 개의 '거목', 롯데백화점과 롯데면세점의 희비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소공점에서 상층 4개층을 빌려 쓰는 ‘세입자’ 롯데면세점이 큰 매출을 올리면서 ‘주인집’ 롯데백화점 매출을 1조 원 이상 상회했다. 지난해 전국을 덮쳤던 메르스 공포에서 벗어나면서, 많은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은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사진=헤럴드경제DB] |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매출 3조원은 현재 세계를 통틀어 시내 단일 면세점 가운데 가장 많을 뿐 아니라 전무후무한 기록”이라며 “앉아서 중국 유커 등을 기다리지 않고 한류 마케팅을 통해 적극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한 결과가 매출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매해 롯데패밀리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요우커 유치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2일과 23일 진행된 콘서트에서는 궂은 날씨에도 3만명이 넘는 관객이 공연장을 찾으며 열기가 뜨거웠다.
반면 지하 1층과 지상 1~11층, 14층 식당가를 운영하고 있는 건물주 롯데백화점 본점은 매출이 부진한 모습이다. 3분기까지(1~9월) 롯데백화점 본점의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0% 많은 1조4000억원 수준이었다. 작년 2분기 메르스 여파로 실적이 나빴던 걸 고려하면, 사실상 10% 증가율은 ‘정체’에 가깝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스스로도 올해 본점 매출이 지난해 1조8000억원보다 약간 많은 1조9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실제 실적이 예상과 큰 차이가 없을 경우, 같은 건물을 쓰는 롯데면세점과롯데백화점의 매출 차이가 1조1000억원(3조원~1조9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4년 이래 많은 요우커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으며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롯데백화점에 거의 근접하게 매출을 올려왔다. 지난해부터는 롯데면세점 소공점(2조800억원)이 롯데백화점(1조8000억원대)을 앞서왔다. 현재 이변이 없는 한 올해는 격차가 1조원 넘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이 상승함에 따라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면적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1980년 롯데백화점 본점 건물 1개 층(8층), 약 450평의 매장에서 시작했지만 2016년 현재는 영업면적을 4875평까지 확장했다. 1980년 개점 이후 36년 동안 한 건물 안에서 계열사 롯데백화점을 밀어내고 10배 이상 영역을 넓혔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는 전반적으로 ‘백화점 정체-면세점 호황’이라는 트렌드에 따르고 있다”며 “같은 건물을 쓰는 면세점과 백화점이라 하더라도, 백화점이 계속 면적이 줄고 면세점은 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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