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4월 말께 여의도에서 20대 국회 서울지역 당선자, 여성 당선자들과 오찬을 주재했다. 당시 공식 출마 선언은 유보한 상태였지만 정치권에는 나 의원이 당선자들에게 우회적으로 지지를 호소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원유철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으로 골머리를 앓을 당시 빈번히 오찬을 가졌다. 상임고문, 4선 중진의원들과 연달아 만나 당의 위기를 극복할 복안을 듣겠다는 의도였다. 원 의원은 지난 22일 “21일 상임고문, 25일은 중진의원들, 26일에는 당선인 워크숍에서 종합적으로 말씀을 듣고 차기 원내대표에게 전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때로는 ‘누구와 식사했나’가 아니라 ‘누가 식사에 빠졌나’가 뉴스가 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달 21일 4·13 총선을 도운 당 ‘더컸유세단’ 일부 인사와 오찬을 가졌을 때 유세단장인 정청래 의원과 단원인 김용익 의원이 불참해 여러 말을 낳았다. 김 의원은 이튿날 자신의 트위터에 “문재인 대표가 더컸이 수고했다고 밥을 사셨는데 정청래 의원과 저는 컷오프를 당하고 김광진·장하나 의원은 시간이 안 맞아 셀프 컷오프하고 나머지 일부 인사와 보리굴비를 드셨다고 한다”고 적어 아쉬움을 표현했다. 정 의원은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제 선약으로 불가피하게 그냥 저 없이 하시라고 했다”며 불참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메뉴도 주목거리다. 의원들이 모여 뭘 먹는지에도 정치적 해석이 무궁무진하다. 최근 여야 원내대표의 ‘냉면 회동’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24일 원유철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 이종걸 더민주 전 원내대표, 주승용 국민의당 전 원내대표들은 여의도 한 냉면집에서 민생ㆍ경제 법안 논의를 위해 오찬을 열었다. 이날 원 전 원내대표 측은 “(여야 3당이) 화합해 모든 정책을 잘 버무려 내겠다는 뜻의 ‘비빔냉면’과 국민들에게 시원한 정치를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물냉면’을 파는 냉면집에서 회동했다”고 메뉴에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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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유철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스 빌딩의 한 중식당에서 상임고문단과의 오찬에서 20대 총선패배와 관련한 인사말에 앞서 허리를 90도 숙인 채 인사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