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모순을 해결한 이가 미국의 영향력있는 사상가 켄 윌버이다. 3박4일만에 완성했다는 역작 ‘켄 윌버의 신’(김영사)은 발달심리학의 영역을 한단계 더 확장시킨다. 이성적 단계의 다음 단계로 초이성적, 초월적 단계를 제시한다. 즉 인간은 합리적인 정신작용을 넘어 더 상위의 의식단계로 발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켄 윌버의 신/켄 윌버 지음,조욱경ㆍ김철수 옮김/김영사 |
저자는 이와 함께 종교와 관련된 개념들도 새롭게 정리한다. 특히 믿음과 신앙, 종교적 경험과 구조적 적응을 나눠 종교의 단계를 설명한게 흥미롭다. 그에 따르면 믿음은 종교적 관여 중 가장 낮은 형태이다. 신앙은 믿음을 넘어서지만 실제의 종교적 경험에는 미치지 못한다. 저자는 진정한 종교성이란 단순한 믿음과 신앙, 일시적 체험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인지와 발달 수준에 근거한 것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말한다. 자아 중심에서 벗어난 세계중심적 보편적 배려야말로 차원높은 종교성이라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인격과 종교의 상관성이란 새로운 관점을 만날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