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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수, “대구 수성갑이 안방? 여기가 험지”…아리송한 與 험지론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험지(險地). 이 두 글자가 새누리당을 뒤흔들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대희 전 대법관에 이어 이번엔 김문수 전 도지사가 험지 논란에 포함됐다. 대수 수성갑이 아닌 수도권으로 출마하라는 요구 때문이다. 김 전 지사는 “수성갑이 바로 험지”라며 ‘수도권 회군’을 거부했다. 김 전 지사의 험지 출마는 정리 수순이지만, 공천 과정 내내 새누리당은 소위 ‘험지론’을 두고 잦은 공방이 예고된다.

김 전 지사는 6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대구 수성갑은 험지다. 그렇기 때문에 대구지역 국회의원 12명이 수성갑 출마를 요청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출마를 요청했으면서도) 갑자기 수도권으로 출마하라는 얘기가 나오니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앞서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본인은 반대하겠지만 당으로 봤을 때 수도권 험지 출마가 필요한 시기”라며 김 전 지사의 수도권 출마를 주장했다. 조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대구 지역구 의원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김 전 지사가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뒤처진 것과 맞물려 김 전 지사 대신 다른 후보를 공천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됐다.

김 전 지사는 이미 험지에서 싸우는 도중 다시 험지로 보낸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너무 흔들어버리면 전력이 낭비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조 원내수석부대표와도 통화했다. (조 원내수석부대표가) 좋은 뜻으로 한 말이니 이해해달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마치 안방, 쉬운 곳으로 온 것처럼 언론에서 비치니 여론에도 좋지 않다”며 “여론조사 결과가 안 좋지만 체감하는 건 그리 나쁘지 않다”고 했다.

험지출마론은 총선을 앞둔 새누리당의 주요 키워드다. 서울 종로구와 부산 해운대구에 출사표를 던진 오 전 시장, 안 전 대법관을 돌려세운 것도 험지출마론이다. 문제는 험지가 명확치 않다는 점. 호남 지역은 반론의 여지가 없는 험지이지만, 험지출마론을 호남에 적용하는 건 무리다.

결국, 논란의 여지는 비호남권 지역이다. 야당의 후보에 따라 험지 여부가 결판나기 때문이다. 대구 수성갑의 경우 역시 여당 텃밭과 다름없는 지역이지만 김 전 의원이 출마하면서 험지 격이 됐다. 수도권도 야권 주요 인사가 포진된 지역은 험지로 분류되지만, 그밖에 지역은 결국 야당 후보 배치에 험지 여부가 달렸다. 새누리당이 오 전 시장이나 안 전 대법관의 험지를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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