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영하는 책을 읽을 때 우리 안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우주적 사건에 비유한다. 자신의 독서 편력을 통해 책읽기 행위의 안과밖을 살핀 ‘읽다’(문학동네)는, 전작 ‘보다’‘말하다’에 이은 김영하 산문 3부작의 완결이다.
읽다 김영하 지음 문학동네 |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소설 읽기’를 “끝없는 정신적 투쟁”이라고 표현한 그가 읽어낸 ‘롤리타’ 독법이다.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야말로 책의 진정한 가치라 할 만하다.
작가는 이 책에서 우리의 내면을 크레페케이크에 비유한다. “일상이라는 무미건조한 세계 위에 독서와 같은 정신적 경험들이 차곡차곡 겹을 이루며 쌓이면서”정신적 세계가 형성돼 간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작가는 “인간이 바로 이야기”라고까지 표현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