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옥션(대표 이상규)이 28일 오후 3시 르네상스하버뷰 호텔서, 서울옥션(대표 이옥경)이 29일 오후 6시 홍콩그랜드하얏트호텔서 각각 미술경매를 연다.
그동안 홍콩시장은 서울옥션이 주도해왔다. 2008년 홍콩법인을 설립하고 경매를 시작한 이후부터다. 그러나 올해 3월, K옥션이 첫 단독경매를 시작으로 홍콩시장에 독자적으로 뛰어든 이후 양대 경매회사의 뚜렷한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추정가 18억원의 백자대호. [사진제공=서울옥션] |
규모면에서는 아직까지 서울옥션이 압도적이다. 서울옥션은 근ㆍ현대미술 섹션과 고미술 섹션을 합해 119점, 낮은 추정가 약 250억원 규모로 경매를 진행한다. K옥션은 한국 근ㆍ현대 및 해외작품 63점, 106억원 규모다.
특히 양사의 이번 홍콩 경매는 크리스티 경매와 같은 시기에 열려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외 빅컬렉터들이 이 시기 홍콩에 모여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크리스티는 28일 저녁 6시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진행하는 ‘아시아현대미술 이브닝세일’에서 김환기, 박서보, 정상화, 윤형근 등 단색화를 비롯한 한국 추상화 작품들을 대거 경매에 내놓는다.
서울옥션은 이번 홍콩경매 출품작 절반을 한국 고미술품으로 채웠다. 해외시장에서의 단색화 열풍을 한국 고미술품에까지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고미술 출품작 62점 중 55명은 한 명의 일본 컬렉터가 옥션 측에 위탁해 눈길을 끈다. 도쿄에 거주하는 일본인 컬렉터가 지난 50년간 이 작품들을 소장해왔다.
고미술 대표작은 ‘백자대호’다. 높이 42㎝로, 그간 서울옥션이 출품했던 백자 도자기 중 가장 큰 사이즈다. 18세기 왕실 도자기를 굽던 경기도 광주 ‘금사리요’에서 제작된 것으로, 유백색에 비정형의 둥근 형태가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매력이 있다. 추정가 18억원.
추정가 3억5000만원의 나전칠국당초문합. [사진제공=서울옥션] |
고려나전 ‘나전칠국당초문합’도 나온다. 현존하는 고려 나전공예품은 약 20여점. 그러나 국내에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어 더욱 의미가 각별하다. 추정가는 3억5000만원이다.
김환기 작품 2점도 경매에 내놓는다. 그 중 ‘16-II-70 #147’는 김환기가 전면점화를 완성한 1970년대 작품으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와 같은 시기에 그려졌다. 낮은 추정가 18억원.
김환기의 1950년대 작품 ‘귀로’. 추정가는 18억~40억원. [사진제공=K옥션] |
지난 10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47억2100만원에 낙찰되며 국내 작가 미술품 중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던 김환기 작품이 이번에도 신기록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상화의 2012년 무제 작품. 추정가 3억~5억원. [사진제공=K옥션] |
서울옥션보다 하루 앞서 경매를 여는 K옥션은 김환기 작품 6점을 출품한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시대별 작품을다양하게 구성했다. 그 중 1950년대 파리시절 작품인 ‘귀로’의 추정가는 18억원에서 40억원선이다.
단색화 최고 블루칩 작가로 꼽히는 정상화의 작품 7점과 박서보 작품 6점, 권영우 작품 3점도 출품된다. 이우환 작품도 8점이나 경매에 나온다. 선과, 점 시리즈 작품을 비롯해 바람, 조응 시리즈까지 골고루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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