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음성 무제한’ 요금제 출시는 빨라야 금주 중반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요금 인가권을 가진 미래창조과학부가, 집권 여당 및 국회와 관계를 고려, 19일 당정 협의 이후에나 최종 승인을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실상 무용지물이지만, 여전히 현실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사전 요금 인가제’의 병폐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음성 무제한 요금제 출시가 약 5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2G, 또는 3G 구형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LTE 전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상대적으로 음성 통화 비중이 높은 사용자들을 2만9900원의 최저 요금제로 유인, 회사 전체의 우량 고객 잡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올해 1분기 기준 SK텔레콤의 이동전화 가입자 2607만9000여명 가운데 LTE 사용자 비중은 66.7%로, 경쟁사 KT의 72.2%나 LG유플러스의 78.6% 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 통계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 가입자의 스마트폰 사용 비중은 75.8%로, KT의 82.9%, LG유플러스의 80.3% 대비 낮은 모습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음성과 문자를 주로 사용하는 가입자 비율이 높다는 의미로, 음성 무제한 요금제 출시로 상대적인 수혜를 누릴 여지 또한 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편 SK텔레콤이 빠르면 19일 발표한 새 요금제는 KTㆍLG유플러스와 마찬가지로 2만9900원에서 출발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 사업자가 새 요금제를 내면, 상대방은 시장 방어적 입장에서 이를 검토하고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단 비슷한 구조, 가격의 요금제로 대응하면 최소한 손해는 안본다는 ‘안전장치’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월 8만원에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요금제를 내놓자마자, 8만원을 기준으로 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쏟아져 나온 것, 또 사업자간 데이터 단위당 요금 수준이 사실상 동일한 것 모두 마찬가지 이유다. 선두 사업자, 후발 사업자 할 것 없이, 최소한 손해는 안보겠다는 ‘방어적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동통신 서비스의 핵심인 통화 품질에서 3사간 큰 차이가 없는 점도 한 몫 한다. 미래부의 조사에 따르면 이통 3사의 음성통화, 그리고 데이터 품질은 유의미한 차별성이 없었다. 특히 LTE 시대로 접어들며 선후발 사업자의 품질 차이는 더욱 좁혀진 모습이다. 그러다보니 과거처럼, 상대적으로 망 품질이 떨어지는 후발사업자가 상대적으로 이를 보충하기 위해 조금 더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을 필요도 없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나 일본, 유럽에서는 제3 사업자가 공격적인 요금제로 치고오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고, 우리 정치권에서는 이를 요금인하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그 이면에는 제 3 사업자의 부실한 네트워크를 값 싼 요금제와 파격적인 보조금으로 만회하려는 마케팅 전략이 숨어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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