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신차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신차 출시가 예정된 모델들의 판매량이 일제히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하며 신차 효과의 파괴력이 입증됐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신차 역풍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업체는 오는 6월 카니발, 8월 쏘렌토 등의 신차 출시를 앞둔 기아차다.
기아차는 지난달 5개 완성차업체의 내수 판매량이 지난 4월보다 평균 1.8% 증가한 가운데 유일하게 8.2% 판매량이 감소했다.
카니발은 지난해 5월보다 50.3% 급락한 1381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올해 누적 판매량(1~5월) 역시 7052대로 전년 대비 45.2%가 줄었다.
쏘렌토R 역시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30.8%가 감소한 1818대가 판매됐으며 누적 판매량 역시 14.4% 감소한 9124대에 그쳤다.
현대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디젤모델 출시가 예정된 그랜저의 경우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19.8% 떨어진 6236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누적 판매량도 3.9% 감소한 3만7282대가 판매됐다.
이처럼 그랜저의 판매가 감소한 데는 디젤 모델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오는 9~10월 내놓기로 한 AG(프로젝트명)를 기다리는 대기 수요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AG는 그랜저와 제네시스 중간 크기로 두 차종과 고객층이 겹친다.
제네시스는 신차 효과로 5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36.6% 증가한 2730대를 기록했지만 AG 출시 소식에 지난 4월보다는 8% 감소했다.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60.8%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르노삼성도, 7월 초 디젤 모델 출시가 예정된 SM5는 판매량이 후퇴했다.
SM5의 5월 판매량(2388대)은 작년보다 23.1%, 누적 판매량(9361대)은 25.3%가 각각 감소했다. 신형 SM5에 수요가 몰릴 것을 염려해 이번 부산모터쇼에 디젤 모델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걱정이 현실이 된 셈이다.
반면 신차들의 판매량은 무서운 기세로 치솟고 있다.
현대차 쏘나타는 4월(1만5392대)에 이어 5월(1만3687대)에도 두 달 연속 ‘1만대 고지’를 돌파했다.
지난해 말 출시된 르노삼성의 QM3는 올해 4월 들어서야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한 덕분에 5월 판매량(2161대)이 전달보다 49.6% 증가했다.
한국지엠이 지난 3월 중순 출시한 2014년형 말리부 디젤은 판매 개시 한 달 여만인 4월 말까지 판매 738대, 계약 3000여대의 기록을 세우고 품절됐다.
말리부는 5월 디젤 모델 612대를 포함해 총 1708대가 팔려 전년 같은 기간보다 75.2% 성장했다. 누적 판매량은 6695대로 59% 증가했고, 이 가운데 디젤 비중은 20.2%(1350대)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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