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돼요~’ 외치는 KT상품검증단 김정은 매니저
휴대폰 요금제 좌지우지 막강 권한‘현장 목소리’ 실제상품 출시 반영
“언제든 돌직구 던져주세요”
대형 이동통신사의 휴대폰 요금제는 보통 고위 임원들이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KT는 입사 3년차 새내기에게도 휴대폰 요금제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KT 상품검증단 김정은<사진> 매니저다.
그녀는 사내에서 ‘앙돼요~’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고객들이 사용할 요금제나 부가서비스를 최종 테스트하는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 불만을 살만한 부분이 있으면 주저없이 “앙돼요~”를 외친다.
김 매니저의 권력은 고객으로부터 나온다. 2011년 처음 만들어진 KT상품검증단에는 회사 직원 뿐 아니라 주부, 학생, 직장인, 영업점 판매직원까지 두루 참가한다. 이들은 상품검증단 소속 KT 직원들에게 “이 요금제는 왜 만드는거냐, 차별화되지 않는 요금제는 만들지 말라, 장기고객 혜택이 부족한거 아니냐” 등 거침없는 ‘돌직구’를 서슴지 않는다.
그런데 이들이 날리는 ‘돌직구’가 바로 김 매니저 힘의 원천이다. 아이를 키우는 주부, 젊은 대학생 등 ‘현장의 목소리’는 실제 상품 출시에 반영된다.
“4년동안 계속 고객검증단으로 활동해 오신 분들도 있어요. 때로는 KT 직원인가 생각이 들만큼 ‘주인 의식’을 갖고 임하시죠. 실제 청소년들이 많이 쓰는 ‘LTE-알 요금제’의 경우도, 요금 압박 때문에 여전히 3G를 쓰는 청소년들이 많다며 데이터를 마음껏 쓸 수 있게끔 LTE까지 넓혀달라는 의견에 따라 출시됐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고객검증단은 주부 40%, 대학생 45%, 그 외 직장인 등이 15% 정도를 차지하는데, IPTV등 홈 서비스와, 키즈 요금제, 교육용 애플리케이션 등과 관련해서는 주부들의 의견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젊은 대학생들은 신규 요금제에 대한 의견을 날카롭게 개진한다.
“검증단의 손을 거쳐 세상에 나온 요금제나 서비스가 TV광고에 나오거나 소비자들로 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때면 감회도 새롭고 보람도 크죠. 열심히 “앙돼요~!”를 외친 보람이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출시를 위한 출시’가 아니라 ‘고객을 위한 출시’를 목표로 새로운 상품을 꼼꼼히 뜯어볼 계획입니다”
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