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을 통합한 신당 ‘새정치민주연합’이 26일 창당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128석을 보유한 통합신당은 범야권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제1야당이다. 건강한 야당은 정치는 물론 국가 발전에 필수다. 정부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고, 민생을 우선하는 정치를 이끌어 가는 것은 사실상 야당의 몫이다. 통합신당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고 책임이 무겁다는 것이다. 부디 본분을 잊지 않고 정치판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켜, 당초 표방한 대로 신나는 새 정치를 펼쳐주기 바란다.
신당이 출범하면서 이전 민주당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천안함 폭침 4주기 공식 추모식에 참석했고, 창당대회 행사장에는 추모 현수막도 내걸었다. 천안함 폭침 사건을 외면하고 심지어 북한의 소행을 인정하지 않던 때와는 그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중동 건설에 참여했던 산업화 역군들을 창당행사장에 초청한 것도 의미가 적지 않다.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을 함께 아우르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를 중도 보수세력을 껴안아 이념적 외연을 넓히고, 안보 불안 정당의 이미지를 씻기 위한 전략적 제스처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꼭 그렇게 볼 일은 아니다. 당리당략과 이념에 매몰되지 않고 폭넓고 상식적인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신당이 성공적으로 새정치의 뿌리를 내리고 한국 정치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철수 의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신당이 깃발도 올리기 전에 새누리당에 버금가는 지지율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안 의원에 대한 기대치의 반영인 셈이다. 그것은 곧 상식의 정치에 대한 기대이기도 하다. 안 의원이 2년 전 정치 전면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의 지지도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당시 국민들이 안 의원에게 열광했던 것은 ‘상식이 통하는 정치’에 목말라 있었기 때문이다. 안 의원 역시 이를 수시로 언급했다. 이제 행동으로 보여줄 때가 왔다.
하지만 통합신당엔 불안한 면도 많다. 닻을 올리는 시각까지 기초선거 무공천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있다. 그렇게 새 정치를 내세우면서도 정작 국익과 나라의 체면이 걸린 원자력 방호방재법 개정안 처리에 끝내 반대했다. 이런 식의 구태가 살아있으니 지지율이 최근 급전직하 하는 것이다. 신당이 창당을 서둔 것은 곧 다가올 지방선거 때문이다. 과거 실패한 야당의 전철을 밟지 않고 선거를 승리로 이끌려면 상식의 정치, 새 정치의 가치를 몸으로 실천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