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성지’ 프랑스에서 이슈가 되면서, 이상봉은 국내에서도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그는 또, 한글 뿐만 아니라 단청, 소나무, 돌담 등 다양한 한국의 전통 소재를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매 시즌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쇼로도 주목을 받는다.
국민적인 지지와 해외 무대에서의 인정 등 고 앙드레김과 비슷한 행보 덕에 ‘포스트 앙드레김’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이상봉은 패션의 예술적인 측면을 강조했던 앙드레김과는 달리 실용적이고 상업적인 의상들을 대거 선보인다. 린제이 로한 등 패션계에 영향력이 큰 할리우드 스타들이 그의 한글 의상을 입으면서 해외 유명 편집숍들의 러브콜을 받았고, 유럽ㆍ미국 등으로 사업도 확장해 나갔다. 이후 의류뿐만 아니라 도자기ㆍ휴대폰ㆍ자동차ㆍ아파트 등 한글을 응용한 다양한 산업디자인 작업을 통해 국내외에 한글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리는 데 일조했다. 행남자기와 협업한 그의 도자기 작품은 현재 영국 런던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에 영구 전시돼 있다.
한글홍보대사, 코이카 봉사활동 등 패션계 밖 활동에도 적극적인 이상봉은 최근엔 폐쇄적인 패션 디자이너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의 수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대내외적으로 높아진 위상과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관련 현안에 있어서 제 목소리를 못 내돈 패션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그동안 서울시 주도로 진행되었던 ‘서울패션위크’는 연합회 출범 후 디자이너들의 현실적인 의견들이 비교적 많이 반영되었다는 평이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이상봉(패션디자이너/이상봉대표) 고 앙드레김 이후 최고의 ‘국민 디자이너’로 부상한 이상봉 디자이너는 2002년 파리 프레타포르테에 진출하면서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6년 같은 무대에서 한글 문양 의상을 처음 선보인 후에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