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피에타’로 4년만에 컴백…김기덕 감독 인터뷰
“종교와 외설은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는 삶의 한 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섹스는 일종의 기도라고 생각한다.”김기덕 감독이 돌아왔다. 통념과 도덕을 넘어선 파격적인 작품과 한국 영화계와의 ‘불화’로 끊임없이 주목의 대상이 됐던 김 감독이 신작 ‘피에타’로 다시 국내 관객과 만난다. 공식석상에 다시 선 김 감독의 눈과 입은 여전히 도발적이었다. 그의 18번째 영화 ‘피에타’ 제작발표회가 19일 서울 정동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렸다. 제작발표회엔 김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조민수와 이정진이 동석했다.
김 감독은 “ ‘피에타’는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인 사람의 이야기”라며 “세상의 모든 문제는 돈 때문에 벌어지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공범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영화의 배경인 청계천에 대해 “열다섯 살 때부터 7년간 청계천 공장에서 일했다”며 “한국의 자본주의와 산업 발전의 모태가 된 청계천을 통해 돈과 명예 때문에 꼬여버린 현대인들의 관계를 재조명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2008년 작 ‘비몽’ 이후 김 감독으로선 4년 만의 국내 공식석상이었다. 또 지난해 한국 영화계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담은 자전적 다큐멘터리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아리랑’ 이후 복귀였다. 그동안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해온 이유에 대해 그는 “감독은 영화로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최근 들어 내 생각을 남에게 100% 동의받으려고 하지 말고 부드럽게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앞으로 더 많이 대중과 소통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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