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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의 미친개’ 카다피의 8대 기행(奇行)

자신의 고향에서 처참한 최후를 맞은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별명은 ‘중동의 미친개’(the mad dog of Middle East)였다.

1986년 4월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로널드 레이건이 카다피가 국제테러를 후원하고 배후를 조종하는 카다피가 미친 개처럼 날뛴다고 해서 붙인 별명이다.
별명 만큼이나 기괴한 그의 행적을 크게 8가지로 정리했다. 

황당 발언과 엽기 행동의 대가= 카다피는 2009년 유엔총회 연설에서 15분 할당된 연설시간을 90분이나 끌며 장황한 얘기를 늘어 놓았다. 그는 “1945년 유엔 창설 이래 약 65개 전쟁이 있었고,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자기들의 이해관계에만 충실해 왔다”고 비난하며 유엔헌장을 찢었다. 이어 “안전보장이사회를 테러이사회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하며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만든 서방 세계를 향해 7조7700억 달러를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카다피의 괴팍한 성질을 드러내는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연설 내내 그는 “뉴욕은 너무 멀고 보안이 빡빡하다. 유엔본부를 리비아로 옮기자” “신종플루는 군부에 의해 개발된 것”이라는 황당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또 그는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 오바마를 ‘아프리카의 아들’이라며 “기쁘고 자랑스럽다. 오바마는 어둠 속의 희미한 불빛이며 그가 물러나게 되면 우리가 뒤로 후퇴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가 영구히 미국의 지도자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말해 총회장을 폭소의 도가니로 만들기도 했다. 
지난 3월 28일 트리폴리에서 갖은 BBC와의 인터뷰에서는 “리비아 국민 모두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밝혀 전 세계를 경악케 하기도 했다. 


처녀 보디가드= 생전 카다피의 옆에는 일명 ‘카다피의 여자들’이라 불리는 미녀군단이 있었다. 이 여인들은 ‘아마조네스’라는 40명의 정예 보디가드로 모두 카다피가 직접 선발한 ‘처녀’이었다. 
관능적인 미모를 가진 이들은 카다피의 수행원으로 선발되면 순결 맹세를 했고 짙은 화장을 하고 하이힐 전투화를 신어야 했다. 또한 전세계 어느 곳이든지 동행하며 신변 보호 임무를 수행했으나 정작 카다피가 숨질 당시 그녀들은 그의 곁에 없었다. 


육감적인 전담 간호사=10여년 동안 카다피의 간호를 맡았던 인물은 우크라이나 출신의 갈리나 콜로트니츠카라는 여성이다.
그녀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위치한 카다피 관저에 있는 병원에서 전적으로 카다피와 그의 가족을 위해서만 일을 했다고 한다. 카다피 옆에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은 종종 언론에 노출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내용에 따르면 카다피는 관능적인 금발 간호사 콜로트니츠카 없이는 여행도 다닐 수 없을 만큼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미국 외교전문을 공개한 바 있다.
또 그녀가 카다피의 최측근 중 한 명이며 그와 로맨틱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도 적혀 있다. 
콜로트니츠를 포함한 5명의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카다피의 간호를 맡았으며 이들은 카다피를 ‘파파’ 또는 ‘대디’라고 불렀다고 한다.


방탄 텐트=카다피는 트리폴리에 머무는 기간에는 요새화된 기지에서 생활했지만 해외 여행시에는 세계 각지의 수도에서 베두인족 텐트를 치고 그곳에서 숙박을 해결했다. 방탄 처리 기능까지 갖춘 이 텐트는 너무 무거워 수송을 위해 별도의 비행기가 떠야 할 정도였다. 
그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종종 텐트 주변에 낙타 한 두 마리를 매어 놓기도 했다.


"I Love 콘돌리자" =2007년 카다피는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을 ‘달링’이라고 불렀고, 2008년 라이스가 트리폴리를 방문했을 때 미화 20만 달러 상당의 반지와 류트라는 현악기를 선물하기도 했다. 
반군에 의해 트리폴리가 함락되고 카다피의 숙소가 공개됐을 때 그곳에서 라이스의 사진집이 발견됐다.


고소 공포증=카다피는 극심한 고소공포증을 가지고 있었다. 해외 여행 때 베두인 텐트를 이용한 것은 고층 호텔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전해진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에 극도의 공포감도 있었는데, 폭로된 외교전문에 따르면 카다피는 고층을 무서워해 35계단 높이까지가 그가 견딜수 있는 최고층이라는 것이다. 
비행기도 8시간 이상을 탈 수 없어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할 당시에도 항상 포르투갈에서 중간에 하룻밤을 쉬고가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붕가붕가=이탈리아 경찰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미성년 성매매 혐의를 수사할 당시 한 17세 매춘부의 진술로 인해 카다피의 여성편력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었다. 
이 매춘부는 ‘붕가붕가’로 불리는 베를루스코니의 섹스파티에 초대받았을 때 베를루스코니로부터 자신이 카다피의 행적을 흉내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카다피가 첩들과 벌인 애정행각에서 베를루스코니가 붕가붕가의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것이다.


독특한 복장=국제 회의 등에서 여러 국가의 지도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찍은 사진 속에서 카다피의 모습은 단연 눈에 띈다. 특별한 것이 아닌 특이한 복장이기 때문이다.
그는 늘 몸 전체에 주렁주렁 훈장을 매달고 군복 차림을 하거나, 아프리카 전통 복색에 휘황찬란한 목도리로 액센트를 주는가 하면 아프리카 문양이 새겨진 사파리 셔츠 차림의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세계 유명 디자이너의 의상을 직접 주문해 입었다는 소문도 있다. 

지난 2006년 한명숙 전 총리가 리비아를 방문했을 때도 그는 황금색 아라비안 가트(리비아 전통의상)에 밤색 차도르, 검은색 따기야(우리나라 빵모자처럼 생긴 것)를 착용하고 있었다.

김지윤 기자/ j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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