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론이 비판론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달 12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타이거 우즈로부터 해고당한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가 8일 끝난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애덤 스콧과 함께 우승을 일궈냈다. 윌리엄스는 “33년 캐디생활 중 가장 기분좋은 우승”이라며, 자신을 해고한 우즈에게 설욕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윌리엄스는 자서전을 펴내겠다, 우즈가 달랑 전화로 해고를 통보했다며 연일 우즈를 ‘디스(dis, 비난하다)’ 해왔다.
하지만 스콧의 우승때 윌리엄스가 더 많은 관심을 모으고, 그가 우즈를 향한 비난을 계속하자 여론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가장 많은 의견은 “캐디가 우승한 것도 아닌데, 너무 오버아니냐”는 것과 “우즈와 함께 지내는 동안 온갖 부귀영화를 누려놓고 이제와서 그럴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또한 ‘우즈의 캐디로 잘나갈 때 기억은 모두 잊은 모양’이라는 비난도 적지 않다.
뉴질랜드 출신 윌리엄스는 세계 최고의 선수인 우즈의 캐디를 맡은 덕분에 연간 100만달러가 넘는 수입을 기록했다. 뉴질랜드출신 스포츠인 중 연수입 1위를 한 것도 여러번이다. 해고과정에 불만을 품을 수 있겠지만, 자신의 전 보스를 계속 헐뜯는 모양이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우즈가 괴물을 만들었다’는 극단적인 표현도 등장하고 있다.
또한 캐디가 이전에 자신을 고용했던 선수와 있었던 일을 떠벌리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윌리엄스의 자서전이 우즈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전히 윌리엄스가 토사구팽 당한 것이라며 지지하는 여론 역시 만만치 않다. 하지만 윌리엄스가 너무 쉽게 입을 열면서 설화로 발전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