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원주택의 트렌드는 작지만 실속 있는 친환경 저에너지주택, 즉 ‘강소주택’이 대세다. 이런 콘셉트에 잘 맞는 이색 전원주택이 있다. 바로 ‘게르하우스’다. 게르(Ger)는 원래 몽골족의 이동식 집(천막집)을 말한다. 유목생활을 하는 몽골족의 전통주택으로, 조립이 빠르고 이동이 손쉽다.
유목민들의 전통 주거형태인 게르는 영어권에서는 ‘유르트’라고 불린다. 이 게르하우스는 진화를 거듭하면서 최근들어 전원생활을 꿈꾸는 도시민들에게 자연 밀착형 ‘숲속 둥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숲속에서 40년간 자급자족 생활을 한 ‘핸드 메이드 라이프(handmade life : in search of simplicity)’의 저자 윌리엄 코퍼스웨이트는 “게르(유르트)에서의 삶이야말로 가장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다”라고 예찬했다. 그는 전세계 유르트 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먼저 독특한 외형과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게르하우스는 가장 자연친화적인 주거공간일 뿐 아니라 동시에 여러 장점을 갖추고 있다. 지형에 관계없이 설치 가능하며, 조립식이라 공사기간도 빠르다. 실제 3일이면 뚝딱 한 채를 지을 수 있다. 또 몇 시간이면 해체 및 이동이 가능하다.
국내의 대표적인 게르하우스업체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솔롱고스캠프(www.solongoscamp.com). 이 회사는 몽골의 전통 게르를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게르로 업그레이드 시켰을 뿐만 아니라 일본 등 해외수출까지 하고 있다. 이 회사 장성순 대표는 “게르에 빠져 지난 12년 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기술 개발에 힘써온 결과, 지금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며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최근 해외지사망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솔롱고스캠프는 원형을 기본으로 사각, 직사각 등 다양한 형태의 게르하우스를 제작, 공급하고 있다. 전원주택 및 펜션 외에도 카페, 음식점, 체험시설, 작업실, 사무실, 이벤트 홀 등 그 용도가 매우 다양하다.
이 회사의 게르하우스는 캐나다산 홍송원목 격자들이 건물의 기둥이자 벽체와 마감재 역할을 한다. 천막은 천연섬유 재질로 환경오염이 없으며, 내피와 외피 사이에 삽입되는 단열재를 포함해 벽 두께가 60㎜에 달해 단열효과가 뛰어나고 외풍이 없다.
특히 임야나 계곡 등 경사도가 심한 곳 에서도 땅을 절토하지 않고 간단한 구조물만 세워 건축할 수 있다. 기초 토목공사만 하면 되기에 토목공사비가 크게 절감된다. 또한 게르와 게르를 연결해 게르촌을 조성할 수도 있다.
가격은 3.3㎡(1평)당 150만~200만원선. 재료비는 3.3㎡(1평)당 100만 원선으로 건축주가 2~3일 정도 교육을 받으면 직접 지을 수 있다.
집에 대한 고정관념만 버린다면 게르하우스도 나름 만족할만한 전원 보금자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