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7개의 테이블이 설치된 백화점 배송 서비스 접수처에는 테이블마다 대기표를 든 새댁에서 중년의 남성까지 길게 줄지어 늘어선 고객들로 북적거렸다. 이날 가장 불티나게 팔린 선물세트는 역시 굴비 등 수산품. 구제역 확산이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한우를 대체할 고가의 수산 선물세트도 인기다.
최고가인 200만원짜리 굴비세트는 3세트가 나갔고 VIP 고객을 중심으로 100만원인 굴비세트도 여러개가 주문됐다. 판매 직원은 “고가의 선물인 경우 아무래도 배송에 신경이 쓰여 물류센터 배송이 아닌 직배송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구제역으로 외면받을 거라 생각했던 축산물 선물세트도 명불허전이다. 백화점 측이 구제역 확산에 대비해 경상남도, 전라남도, 제주도 등 남쪽 지역에서 급히 물량을 댔기 때문.
천현숙 축산 판매담당은 “제주 흑우의 경우 이번 설에 처음 개발했는데 100세트가 조기 품절됐다”면서 “구제역이 지금처럼 확산되지 않은 1월 초께 냉장육 선물을 기획하긴 했으나, 고객 입장에선 구제역 발생 지역이냐 아니냐를 꼼꼼히 따져보고 선물하기 때문에 상품기획 단계부터 최남단지역 물량을 확보하는 등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설 선물 수요가 급증하면서 선물세트를 배달하는 신세계 물류센터도 덩달아 바빠졌다. 충무로 본점의 경우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6시 부터 18~20대에 달하는 트럭이 각각 50~70개의 선물세트를 싣고 배송센터를 쉴새 없이 빠져나갔다. 신세계는 올해 설 선물세트 소화를 위해 배송 차량을 전년보다 40%가량 늘려 배치했다.
이종묵 신세계 식품담당 상무는 “선물세트가 예년에 비해 많이 팔리고 있으며 온라인 매장인 신세계몰은 매출이 전년보다 107%가량 급증하는 등 설 특수”라며 “설 대목이 본격화하는 이번주부턴 물량 확보와 배송 준비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 @lovecomes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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