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까지 12.4조...가능권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국내외 리스크와 경기 둔화 영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나라 은행들은 작년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기록했던 당기순이익 15조원 기록을 11년만에 경신할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반은행(시중은행, 지방은행, 인터넷은행)과 특수은행을 포함한 우리나라 은행들의 총 당기순이익은 2007년 15조원을 기록한 뒤로 이듬해 7조7000억원으로 반토막이 됐고 그 후로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은행들이 산업계 구조조정과 맞물려 위기를 대비해 충당금 전입 규모를 확대했고, 경기 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수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011년(11조8000억원)에 4년만에 잠시 10조원대를 회복했다 그다음 해에 다시 한자릿수 조원대를 이어갔고, 2016년에는 2조4200억원으로 바닥을 찍었다. 그러다 2017년에는 11조2000억원을 기록, 열배 가까이 순익 규모가 급등했고 작년에도 증가세를 이어 2007년 수준 회복을 넘보고 있다.
아직 은행 전체의 실적 발표가 완료되진 않았지만, 작년 3분기까지의 당기순익이 12조4000억원으로 분기 평균 4.1조원의 순익을 기록했기 때문에 15조원 달성이 불가능해 보이진 않는단 분석이다. 특히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 등 주요 5대 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만 해도 9조7700억원으로 전년보다 20.6% 증가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은행들이 국민들을 대상으로 이자수익을 올려 땅 짚고 헤엄치기식 장사를 벌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간 차이가 5년 만에 최대(잔액기준)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은 기쁨도 잠시, 올해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과 인터넷전문은행 경쟁 가속화 등으로 수익이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들은 작년처럼 높은 이익을 내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올해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수수료수익 등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고 적극적인 해외진출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사업모델 혁신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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